이마트가 새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현지 인수한 굿푸드홀딩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된 PK마켓 출점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마트 글로벌 사업의 무게추도 아시아에서 미국 선진 시장으로 옮겨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새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앞서 LA 다운타운 중심 주얼리 디스트릭트에 있는 복합상업시설 1~3층을 임차해 연내 출점 예정이었지만 재개발 공사와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일정이 지연됐다.
아직 현지 코로나 확산 변수가 남아있지만 부지 계약과 인허가 등 행정 절차는 마무리한 만큼, 새해 미국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PK마켓은 현지 중산층이 주요 타깃 아시아 식재료를 구매하고 즉석요리까지 제공하는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매장으로 꾸릴 방침”이라며 “상황이 진전 되는대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단계”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각종 규제로 사업 확장에 차질을 빚는 베트남 등 아시아 권역 대신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선진 시장인 미국에 힘을 싣기로 했다. 앞서 시작한 미국 현지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마트는 미국 진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2018년 PK리테일 홀딩스를 통해 현지 유통기업 굿푸드홀딩스를 3075억원에 사들였다. 작년에는 현지 식품 소매점 '뉴시즌스 마켓'을 3236억원에 추가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굿푸드홀딩스의 브리스톨팜즈,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과 뉴시즌스 마켓 등 이마트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운영하는 유통 매장은 52개에 달한다. 굿푸드홀딩스의 올 3분기 누적 매출도 1조1967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36% 증가했다. 이는 이마트 전체 해외 매출의 93%를 차지한다.
소매점을 통한 유통 사업뿐 아니라 상품 판매도 미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마트 아메리카 법인은 미국 현지 직영공장에서 피코크의 미국 브랜드 '이마트 PK'를 직접 생산해 미국 전역 마켓에 공급한다.
위탁 생산하던 오리건주의 현지 공장도 인수해 효율성을 높였다. 상품 수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설렁탕 등 10여개다. 현재 이마트 PK 상품을 납품 판매하는 현지 소매점은 서부 69곳, 중부 80곳, 동부 174곳 등 미국 전역 323곳에 달한다. 올해(1~3분기) 현지 상품 판매로 22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마트는 미국 현지서 유통 사업과 상품 판매를 병행해 규모를 키운 만큼, 새해에는 직접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미국 시장 확장에 21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