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벤처 생태계 조성 방안..."기술창업 이끌어 코로나 이후 시대 대비해야"

23일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벤처 생태계 조성 방안' 정책좌담회는 기술기반의 창업 활성화를 화두로 꼽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벤처캐피털 역할 정립과 기업가정신 함양, 지방벤처생태계의 활성화 등이 주요 논의됐다. 이날 정책좌담회는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을 좌장으로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최영근 상명대 교수, 배태준 한양대 교수,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 박준병 한밭대 교수가 참여해 세부 과제를 논의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벤처 생태계 조성 방안..."기술창업 이끌어 코로나 이후 시대 대비해야"

다음은 정책좌담회 주요 논의 내용이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에 이후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경제적으로 상당히 위축되고 힘든 상황인다. 잘 준비된 국가나 업종, 산업은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하겠지만 대비하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벤처기업이고, 얼마나 좋은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느냐가 주된 과제다.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기술창업기반 스타트업 베이글랩스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 5년차 맞았다. 애초에 세상에 없는 길이 정보를 데이터화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기술창업에 대한 투자 여건이나 인프라는 굉장히 미약하다. 장기 관점에서 비전을 보고 투자할 만한 벤처캐피털의 인프라가 아직은 상당히 부족하다. 통상 기술창업은 사업화까지 5년에서 8년까지 소요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벤처펀드는 운영기간이 7년이다. 운영기간이 상당히 짧다. 이런 펀드 시장의 환경으로 인해 기술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기 보다 서비스와 매출 규모에만 집중해 투자가 이뤄진다.

◆이동주 부원장= 과거 벤처붐에는 기술 창업이 많았지만. 최근 보면 창업에 대한 두려움, 실패 두려움으로 회피 성향 강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좀 더 적극적인 창업이 이뤄질 수 있을까.

◆박수홍 대표= 정부 정책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파편적이다. 휘발성 정책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장기 관점에서 경영할 수 있도록 대책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구멍나면 메꾸는 정책이 많다.

대기업에서 이제는 공채를 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가 고용을 많이 해야 하는 시대다. 이제 정부도 파편적으로 정책 낼 것이 아니라 큰 계획을 세워 긴 시각에서 벤처기업이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마스터플랜을 짜야한다.

◆이동주 부원장 =인프라가 기업가 정신을 만든고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VC가 단기 투자한다는 것도 문제점.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장기 투자 어떻게 늘려야 할까

◆최영근 상명대 교수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더 장기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초기 단계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과거 보다 지금은 상당부분 초기투자로 많이 비중이 커졌지만, 미국 등 선진 시장에 비하면 상당히 투자 비중 낮다.

창업투자회사는 과거에 대부분 보통주나 전환사채(CB)로 투자했다. 이렇게 투자하면 벤처기업이나 투자자 모두 힘들다. 미국에서는 VC가 우선주를 도입해서, VC와 기업 상호간 논의를 유연하게 약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가면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한다.

예컨대 초기 단계에서 투자한 VC는 상당한 보호를 해준다. 대표적이 것이 차등의결권이다. 얼마전 정부가 복수의결권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사실 초기기업에게는 차등의결권이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초기 투자자에게 더욱 중요하다.

투자 주체도 확대해야 한다. 액셀러레이터, 기술지주회사 등 다양하다. 이런 회사들이 모두 초기 단계 기술기업에 집중하는데 투자를 개인투자조합으로 하도록 한다. 이런 방식은 펀드 구성이 상당히 어렵다. 법인 진입에도 한계가 있고 펀드 규모에도 제한이 된다. 이런 부분을 풀어줘야 한다.

투자 유형 문제도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모태펀드에서는 과거 직접 투자를 하다가 이제는 출자만 하는 간접투자회사가 됐다. 해외 사례를 보면 국가 VC가 직접 투자를 한다. 정말 초기 단계에 직접 투자를 한다.

민간에서는 고성장 기술기업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제로는 제조업 기반 기업과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일반 중소기업이 차별받기도 한다. 특별한 투자 심사 기준으로 IPO나 M&A통한 회수가 아닌 배당을 통한 장기 회수를 하는 금융 기법을 도입하기도 한다. 국가 VC가 민간이 채우지 못하는 시장에서 보완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배태준 한양대 교수 =최근 모든 곳에서 4차 산업을 이야기한다. 기술이 상당한 발전을 이루면서 모든 것이 연결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걸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처리하는 등 다양한 진화가 이뤄진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촉발되면서 디지털 전환, 4차 산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다. 몰라서 못한거라는 생각이 드는거지 한 번 겪은 이후에는 그 뒤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도 인터넷 쇼핑이 도입한지 얼마 안됐다. 이제 코로나 19 이후에 전국민이 쓴다. 새로운 산업이 나오면서 기존 산업이 침해 받는 경우도 생긴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나온다. 얼마전 택시와 타다의 충돌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우리가 양면을 모두 봐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4차 산업 들어오면서 갈등이 커지고 조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1년반 전에 구글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최근 1년 투자 스타트업 가운데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60% 가량은 한국에서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규제와 준비가 뒤따라 가는 경향이 있어서 세계에서 산업을 선도 못하는 경향이 크다. 킥보드도 마찬가지다. 규제를 너무 완화하니까 사고가 생긴다. 반대로 핀테크 분야에서는 소비자를 우선해 일반 금융기관에는 핀테크 대출을 허용하지 않는 역차별도 생긴다. 환경영향 평가 할 때 비용 대비 이익으로만 이야기하는데 4차 산업은 너무 많은 곳에 영향 주기 때문에 좀 더 다각적으로 단일 평가를 해봐야 한다.

◆이동주 부원장 = 사회적 합의를 비롯해 벤처생태계 제도 개선으로 좀 더 나은 길 모색해야 한다. 모든 것의 근본은 결국 기업가 정신이다. 코로나 극복 위해서는 또 다른 기업가정신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춘우 교수 =기업가 정신과 관련한 교육은 최근 주로 창업 기술에 집중한 경향이 크다. 정부 정책도 십수년때 창업선도대학 사업이나 창업 기술, 비즈니스 모델 개발, 창의성 교육 이런데 집중됐다. 물론 기업가 정신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지만 이런 것은 일종의 역량 강화다.

기업가정신이 과연 실력만 키운다고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결국 개인 차원에서 보면 인성과 가치관 차원의 교육이다. 인성은 신념과 가치관, 윤리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성찰까지 포함하는 철학이기도 하다.

기업가 정신은 자수성가 정신, 미래 지향 정신이다. 꿈을 꾸면서 현실화 시키는 선각자이자 선구자로 볼 수 있다. 선구자, 선각자는 다른 사람이 아직 느끼지 못한 것을 감지하고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비즈니스에서는 하이테크놀로지, 신기술. 사업화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조짐이자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는 것이다. 가치를 창출하는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변화와 변신을 추구하면서 상생하는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통한 혁신, 기술의 변화라는 메가 트렌드를 따라야 한다. 개인이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발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고 그것을 함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벤처캐피털이다.

◆박준병 한밭대 교수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은 중요하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지역 특화 발전 계획이 있었다. 당시 너도 나도 바이오 산업 하겠다고 했다. 그랬던 과거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지금 대전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전에서 주목받는 회사들이 모두 하루 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고 20년만에 나왔다. 기술 클러스터와 네트워크를 통해 20년간 쌓여 나온 결과다.

대전에 매출 100억 넘는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창업기업은 대부분 창업 5~6년 이후에 고용이 증가한다. 정부에서는 이런 성과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연결 시키는 부분이 있다.

조직원의 스핀오프 창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LG생명과학의 경우를 봐도. 알테오젠, 파나진, 팹트론, 크리스탈지노믹스, 네고켐 등이 20여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지금 코스닥에 가 있다. 블루코드라는 대전 지역의 기업도 이 기업 하나에서 나온 많은 기업이 상당히 많이 있다.

잘나가는 벤처기업의 스핀오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기술창업은 대부분 팀 창업이다. 내부는 팀 구성이 중요하고 외부에서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대전 특성 반영한 것이 결국 사이언스 기반 벤처다. 기술 벤처는 이런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하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