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치과 소프트웨어(SW)도 많은데 왜 굳이 자체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임상 노하우'와 '데이터'에 기반, 세상에 없는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허수복 디지털덴탈허브(DDH) 대표는 치과 진단 및 치료장치 자동화 솔루션 '디디하임 클라우드 플랫폼' 경쟁력을 테슬라가 보유한 핵심 기술인 통합형 '전자제어장치'(ECU)에 비유했다. 30~70개의 분산형 ECU를 장착한 경쟁사와 달리 테슬라는 통합형 ECU를 포함해 3~4개의 중앙 집중형 방식을 쓴다. 이 덕분에 테슬라의 기술력은 타사 대비 최소 6년은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 대표는 23일 “20만건의 데이터 학습을 통해 99.8% 정확도로 실시간 결과물을 도출하는 첨단자동화(DOA)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의 ECU처럼 DOA는 경쟁사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독보적 수준에 올라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은 주로 환자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분석, 질병이 의심되는 부분을 의사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의사 업무 강도를 낮추고 비용 대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허 대표는 유방암, 폐암, 알츠하이머 등 중대 질환보다 치주염·충치를 포함한 치과 의료 수요에 AI 기술 접목 활용도가 더 클 것이라고 봤다. 치과 치료는 다빈도 질환 비중이 매우 커서 수요처가 제한적이지 않고 사업화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허 대표는 치과 의료와 AI 기술 양 분야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스타트업 대표이면서 서울대 박사 학위를 보유한 치과 전문의다. 통상 AI 연구자는 치과 임상 지식이 부족하고, 의료 종사자는 AI를 잘 모른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이를 기반으로 허 대표는 국내 치과 산업에 전문의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치과 병원은 1만8000개에 이르지만 전문의 수는 1400명에 불과하다. 연 50만건에 이르는 임플란트 시술 대부분은 일반의가 감당한다. 이들은 임플란트 시술 경험과 교정 자신감이 부족하다.
AI 기술은 교정 시술 등으로 발생하는 환자의 구강구조 및 인상 변화를 실시간 예측해서 보여 준다. AI 도움을 받아 누구나 전문의처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환자는 표준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아진다. 치료에 필요한 기간도 크게 단축된다. DDH는 치과 질환 치료 솔루션 '파노라마' 외에도 투명교정장치 '세팔로', 이비인후과 코골이방지장치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허 대표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개발자 존 웨인라이트 박사를 영입하는 등 개발진의 역량을 크게 높였다”면서 “중국 유력 병원과 포괄 협력을 맺고 있고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업 계획도 있는 등 해외 비즈니스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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