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임상에 적용했다.
27일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 따르면 전진평 신경외과 교수팀은 경동맥 초음파를 통해 뇌졸중 가능성을 미리 알 수 있는 '경동맥 초음파 뇌졸중 스크리닝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초음파로 경동맥 부위를 스캔하는 동안 AI가 플라크 유무와 플라크 의심 병변을 실시간으로 찾아내 표시해줄 뿐 아니라 플라크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을 분석해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임상시험 후 식약처 승인을 받게 되면 1·2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공공기관과 협력해 강원도 의료 취약 지역에 뇌졸중 사전 예방 스크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료 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방창석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위·대장 내시경 중 AI가 실시간으로 이상 부위를 감지하고 다양한 단계에 있는 병변을 자동 판독해 알려주는 AI를 개발하고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상부위장관 내시경 영상을 대상으로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는 실시간 병변추적 AI 솔루션은 세계 최초다.
이 솔루션은 위암은 물론 암 전 단계에 있는 병변부터 양성 병변까지 다양한 단계에 있는 위 병변 내시경 영상을 자동 판독해준다. 전체 위 병변 판독 정확도는 84.6%다. 위암, 위 신생물의 경우 정확도가 각각 87.7%, 92.7%일 정도로 높다. AI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조직검사 빈도를 줄이고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병변을 놓치지 않고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병원 내 주요 사망원인인 연하장애(삼킴장애)로 인한 흡인성 폐렴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AI도 개발해 병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손종희 신경과 교수팀이 개발한 '흡인성 폐렴 예측 AI'는 의료진이 처방전달시스템(OCS)에서 환자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AI가 실시간으로 흡인성 폐렴 발생 가능성을 계산해 제시해준다. 예측 값이 20% 이상일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의료진에게 '위험' 메시지를 전한다. 의료진은 해당 환자 모니터링 횟수를 늘리고 △2시간 간격 자세 바꿔주기 △상체 30도 높이기 △1시간 간격 석션 △기침 유도 △흉부 경타 등 집중 관리한다.
기존에는 반복되는 뇌경색·치매·의식저하 등 흡인성 폐렴 발생 위험을 높이는 임상적 상황을 보고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AI를 통해 흡인성 폐렴 발병 위험도를 확인하고 질병 발생 전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서 환자 관리에 활용하며 이르면 새해 상반기 한림대의료원 산하 전 병원으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장은 “강원도는 산간 지역이 많은 특성상 타 지역 대비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고령층 인구 비율도 높아져 뇌졸중, 뇌출혈, 흡인성 폐렴 등 노인성 질환, 고위험군 중증 질환자들에게 스마트 의료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개발한 의료 AI를 통해 의료접근성 확대, 의료비 절감, 의료질 향상을 이루고 1·2차 의료기관에서도 정밀한 검사와 표준화된 진료가 가능해져 의료 취약 지역에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