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과학기술

[2020결산]과학기술

괄목할 연구 성과가 잇따랐다. 우리나라 연구자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2월 초, 감염 여부를 6시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됐다. 진단키트의 신속, 정확성이 입증돼 수출도 지속됐다. 국내 진단키트 190여개 제품이 수출용으로 허가돼 세계 170여개 국가에 4억9679만명 분이 수출됐다.

양범정 기초과학연구원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교수팀은 평평한 에너지띠를 갖는 고체에 자기장을 걸어 양자거리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규명했다. 그동안 측정이 불가능했던 고체의 '양자거리' 측정법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시한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은 포항 방사광가속기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화학결합을 하는 분자 내 원자의 실시간 위치와 운동을 1000조분의 1초 단위로 관찰했다. 원자가 결합해 분자를 이루는 전 과정을 실시간 관측, 신약 제조 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가 노벨화학상 후보로 거론됐다. 현 교수는 물리학, 생물학, 의학 시스템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나노결정 합성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평가다. 수상엔 실패했지만 연구 성과가 세계 최고 수준에 진입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팀과 질병관리청은 공동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세계최초로 완성,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에 공헌했다.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 위성, '천리안 2B호'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11년 개발에 착수한 지 9년 만이다. 에어로졸과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기체 상태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관측할 수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정부, 민간을 합쳐 100조원 시대를 목전에 뒀다. 올해 총 투자액은 약 9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며 새해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짙다. 우리나라 R&D 투자규모는 세계 5위에 해당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중으로는 세계 정상권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추진에 관한 범부처 공통 규범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 부처마다 규정이 달라 연구 현장의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가 연구개발 관리 규정이 새해 하나로 통합 운영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