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의 게임체인저다. 금융, 제조, 서비스, 행정 등 산업 분야 전반에 활용이 요구되는 만큼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그 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저장하고 분석한 결과를 상시 활용할 수 있는 분석서비스 등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구축, 데이터 활용기반 인프라 조성을 완료했다.
기존 행정가의 노하우, 경험, 직관에 의존하던 행정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방식을 도입, 32개 과제를 선정, 공공·민간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도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행정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사후 분석을 통해 기 추진한 정책 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정책의 지속성과 확대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전 분석은 사전에 이슈와 수요 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정책 추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재난기본소득 정책효과, 데이터로 말하다.
사후 분석 데이터 활용사례를 살펴보면 경기도가 올해 역점으로 추진한 재난기본소득 정책효과를 분석해 사업부서에 공유하고 정책에 재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재난기본소득 정책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관해 협약을 체결한 14개 카드사로부터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소비된 재난기본소득 2조177억원, 9800만건에 달하는 소비 관련 데이터를 입수해 성별, 연령별, 업종별, 지역별, 가맹점 매출 규모별로 특성 분석을 수행했다.
앞서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방역정책으로 재난기본소득의 지역화폐 보편지급 원칙에 따라 4월 9일부터 소득기준 등 아무조건 없이 도민 1인당 10만원씩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바 있다. 정부에서도 5월 11일부터 1인 가구 기준 40만원부터 4인 가구 이상 세대에 100만원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주요 내용은 도 재난기본소득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소비금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도민에게 10만원 지급 시 최대 18만5566원의 소비 견인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등 경제적 약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격히 줄었던 올해 2월 16일~4월 11일까지 소비추세가 8월 9일까지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예측모형을 만들어 해당 기간 소비액을 추정한 결과 4월 12일~8월 9일 사이 소비 추정액은 69조2384억원으로 같은 기간 실제 소비액 78조7375억원보다 9조4991억원이 적었다.
실제 지급한 5조1190억원보다 4조3801억원의 추가 소비지출이 일어난 셈이며 전체 재난지원금액 5조1190억원의 0.85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도는 도민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 대비 1.85배의 소비 효과를 견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밖에도 가맹점 매출 규모별 분석 결과 연 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9678억원(48%), 상권 유형별로는 골목상권에서 1조4029억원(70%)에 달한다.
즉, 재난기본소득은 3억원 미만 소상공인 및 골목상권의 소규모 점포에서 가장 많이 소비됐으며, 보편적 지급을 통해 도민들의 착한소비가 이뤄지고, 소상공인 및 시장·골목상권이 활성화돼 코로나시기에 상생뿐만 아니라 경제방역 정책효과가 있었음을 데이터가 말해준다.
◇데이터로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퇴출
사전 분석 데이터 활용사례로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공정건설 생태계 조성을 위한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분석 사례가 있다.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근절 지원을 위해 지난해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의 기술자미달, 등록증 대여, 시설-장비 미달, 자본금 미달, 불법하도급 등 5개 데이터를 이용 도내 종합건설업 2843개를 분석해 의혹이 높은 업체 137개사를 단속부서에 제공했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단속을 실시한 결과 단속률이 2018년 6.9%(86개사 단속업체 중에 6개 적발)에서 28.4%(137개사 의심업체중 36개사 적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존모델을 단속부서와 협의해 하도급대금 보증 미발급, 건설기계대여 미발급, 50일 이상 면허위반 여부 등 3개 기준 위반 정보를 더했다. 건설업체 소재지가 축사, 창고, 단독주택 등 사무실로 맞지 않는 경우를 찾아내기 위해 건축물대장 정보와 고용인원과 급여의 변동을 분석하기 위해 고용보험 정보를 추가해 총 10개 데이터로 보완하고 의심업체를 선별, 단속효과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지도 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했다.
데이터를 통해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단속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분석한 사례로 볼 수 있으며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행정'으로 '단속업무 효율화'를 통한 '공정한 건설 생태계 조성'에 의미가 있다.
◇데이터 기반 과학적 행정 지속 추진
경기도는 정책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석사례를 지난 12월 16일 경기도가 주관한 '2020 경기 데이터 데이(G-DATA DAY 2020)' 성과보고회 발표를 통해 시·군에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2월18일에는 행정안전부 주관 '제37회 지역정보화 연구과제 발표대회'에서 전국 시·도를 대상으로 '건설업 페이퍼컴퍼니 분석 사례'를 발표하고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경기도는 이 외에도 야생멧돼지 포획,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반응 데이터 기반의 야생멧돼지 서식분포, 사업장 폐기물 이동·처리 데이터 기반의 폐기물 이동현황 분석, 지역화폐·신용카드 매출 데이터 기반의 지역화폐 상시분석 서비스 추진 등 행정 전반에 걸쳐 상시분석 서비스를 확대한다.
정책기획 단계부터 데이터 확보 및 활용성을 고려해 사전·사후 분석사례를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