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커지는 전기차시장, K-배터리 주도권 유지해야

전기차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모델을 적극 늘리는 데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이용자도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차에서 핵심은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할 핵심 아이템이다. 반도체 뒤를 이을, 고성장이 가능한 대표 부품이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배터리 산업 강자 3개사를 확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위상을 꾸준히 높여 왔다. 주요 글로벌 전기차에 '한국산' 배터리가 대거 탑재되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만 할 수는 없다. 기술력 확보에 한시라도 소홀하면 곧바로 뒤처질 정도로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중국 CATL, AESC 등 경쟁자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는 큰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우리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K-배터리의 우위를 유지하려면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기술 경쟁과 함께 더 많은 레퍼런스가 필요하다.

새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역대급 입찰 경쟁이 예고됐다. 현대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통합 플랫폼 E-GMP 기반 '아이오닉7'의 배터리 공급사 선정이 임박했다. 거래 금액만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는 '정의선 체제' 이후 친환경차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시장 인지도를 끌어올린 현대차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면 해외 진출에서도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애국심'에만 호소해선 안 된다.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현대차의 전기차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줄 우수한 배터리 기술력으로 승부를 결해야 한다. 좋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없다면 현대차도 국산 배터리만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차가 선보일 '아이오닉7'은 업계에서도 현대차의 전기차 수준을 가늠할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 주목받는 프로젝트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와 국내 자동차부품 기업 간 좋은 결합이 이뤄진다면 좋겠다. 전기차와 배터리 모두에서 우리 기업이 제대로 주도권을 잡아 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