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악 어려웠던 유동화증권 정보, 한 곳에서 본다

표준화된 정보제공 체계가 없고 여러 곳에 산재한 유동화증권 정보를 단일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동화증권 통합정보시스템'이 새해 4일부터 가동한다.

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명호)은 유동화증권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새해 4일부터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30일 밝혔다.

유동화증권은 유동성이 낮지만 재산 가치가 있는 대출채권, 매출채권, 정기예금 등의 자산을 유동화전문회사(SPC, 신탁업자) 등에 양도하고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사채, 수익증권, 기업어음 등을 뜻한다.

자산유동화법에 따른 유동화전문회사 등이 발행하는 등록유동화증권(ABS·MBS 등)과 상법 등에 따른 특수목적기구가 자산유동화에 준해 발행하는 비등록유동화증권(ABCP·AB단기사채·AB사채 등)으로 나뉜다.

유동화증권은 일반 채권이나 어음 등에 비해 발행구조가 복잡하고 정보가 여러 곳에 산재해 투자자 정보접근성이 낮다. 특히 비등록유동화증권은 별도 공시체계 없이 임의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어 기초 정보 공개도 미흡한 수준이다.

예탁원에 따르면 비등록유동화증권은 올해 412조5000억원이 발행돼 전체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479조8000억원)의 약 86%를 차지했다. 지난해 발행액은 402조9000억원으로 90.4%를 차지했다.

현재 유동화증권 정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등록유동화증권 공시정보),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등록·비등록유동화증권 발행정보), 금융투자협회 체크(CHECK) 단말기(매매금리 등 유통정보), 신용평가사(신용평가정보)에서 각각 제공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업 자금조달 경색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기업 대출채권, 매출채권, 20조원 규모의 회사채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전체 ABCP의 10%)의 신용평가서를 전수 조사해 원 만기를 확인하는데만 약 한 달이 걸렸다.

유동화증권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따라 일반투자자와 업계 관계자 등이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서 등록·비등록유동화증권 관련 정보와 통계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유동화증권 시장현황, 유동화증권 종목, 자산유동화계획, 기초자산별 증권 발행내역, 신용보강기관별 신용보강 제공현황, 유동화증권 유통(거래) 정보 등을 제공한다.

예탁원은 새해 2∼3월까지 시스템 안정화 단계를 거친 뒤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에 맞춰 시스템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위험보유규제 등이 담긴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위험보유규제는 자산보유자가 발행 금액의 일정 비율 이상 증권을 매입해 위험을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정미 예탁원 전자등록본부장은 “시스템 구축으로 전체 유동화증권에 대한 공시 기능을 강화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함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정책 당국이 시장 모니터링으로 관련 리스크를 선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동화증권 통합정보시스템 서비스 개요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유동화증권 통합정보시스템 서비스 개요 (자료=한국예탁결제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