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남태평양 피지에 첫 영농형 태양광 신재생발전 시설을 구축합니다.”
윤성 엔벨롭스 대표는 30일 “2021년 하반기, 남태평양 피지 오발라우섬에 '피지 4메가와트(㎿)급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엔벨롭스는 3년에 걸친 준비 끝에 지난 여름 기획재정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환경산업기술원(KEITI) 등의 지원을 받아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 이사회에서 피지 4㎿급 영농형 태양광 사업 승인을 받았다. 정부가 민·관 협력으로 공동 개발한 사업이 GCF 재원을 유치한 첫 사례다. GCF 차원에서도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승인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표는 “영농형태양광발전소는 태양광 구조물 아래 그늘막을 활용해 그 아래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첨단 기술”이라면서 “좁은 땅에 친환경 발전도 하고 작물 피해를 줄여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기후변화 저감과 적응이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벨롭스가 국내가 아닌 피지에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게 된 계기는 뭘까. 윤 대표가 창업 전에 몸소 겪은 피지의 재난 피해가 시작점이었다.
지난 2016년 피지에 들이닥친 초대형 태풍으로 말미암은 피해로 에너지 인프라가 마비됐다. 도심 지역과 달리 농촌 지역에는 1년이 넘도록 전기가 복구되지 않았다. 윤 대표는 “기후변화의 무서움을 느꼈다”면서 “선진국의 탄소 배출로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 등에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를 퇴직하고 해외 유학시절에 만난 사람들과 함께 2018년 소셜벤처 엔벨롭스를 창업한 것도 사회적 임팩트가 있는 개도국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엔벨롭스 포트폴리오에는 국내 사업이 없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개도국 위주 해외 개발 사업이다.
엔벨롭스는 직접 사업과 별개로 유엔 산하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와 함께 개도국 대상 신재생에너지 컨설팅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도움을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선 2㎿급 바이오매스 발전기술 실증화 사업, 에티오피아에선 저탄소 교통체계 도입 금융전략을 수립하는 기후기술 현지화 지원 사업에 대한 컨설팅을 각각 펼치고 있다.
윤 대표는 사회·경제 가치와 확장성이 뛰어난 사업 모델을 다자개발은행(MDB), 공공개발원조(ODA), 민간 자금과 엔벨롭스 사업개발 플랫폼 및 모델링 툴을 연계해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남태평양 군소 도서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기후변화 피해가 큰 지역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