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국가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인 한국충전서비스에 이어 차지비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차지비는 지난 10월 KT가 정부 보조금 사업을 통해 확보한 5800개 충전기 운영권을 인수한 업체다. 이로써 KT는 환경부가 지정한 유력 충전사업자 두 곳의 대주주가 됐다. 앞으로 KT는 전기차 충전서비스 분야 직접 사업 참여보다는 협력 사업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충전 업계에 따르면 KT가 최근 차지비에 16억8000만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지분율은 약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KT가 차지비에 투자한 자금은 지난 10월 차지비가 KT로부터 충전인프라 운영권을 넘겨받을 때 지불했던 15억~2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결국 KT는 정부 보조금 사업을 통해 확보한 충전시설 운영권을 차지비에 매각하는 대신 그 만큼의 자금을 차지비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투자 유치로 차지비는 KT와의 충전서비스 통합을 통해 약 5만 명의 회원 확보와 전국에 약 1만기의 완·급속충전기를 서비스하는 국내 최대 사업자 대열에 올랐다. 차지비 충전브랜드 '차징메이트'와 KT 충전서비스는 새해 1월부터 통합·운영되며, 이용자는 1㎾h당 충전요금 기존 255원에서 26원 저렴한 229원에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KT는 2015년 한충전 설립 당시 현대차와 한국전력 등과 함께 지분투자를 했다. 한충전의 KT 지분은 24%다. KT가 투입한 자금은 24억원이다.
KT는 국가 유력 충전사업자 두 곳의 대주주 지분을 갖게 됐다. 한충전과 차지비는 2015년부터 국가 충전사업자 역할을 수행하며 전국에 완·급속 충전시설을 보유 혹은 운영·관리 중인 국내 대표 충전서비스 업체다.
업계는 KT가 충전사업자보다는 충전 분야 간접 사업자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지비 관계자는 “이번 KT의 지분투자는 재무적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로, 충전서비스 사업 질을 함께 높여갈 것”이라며 “앞으로 KT와 충전서비스 기반으로 한 에너지 분야 전반의 신사업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 10월 국가 충전사업자 자격으로 전국에 운영 중인 전기차용 공용충전기 6600기 중 KT 건물에 구축한 약 800기를 제외한 5800기를 차지비에 매각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차지비에 지분을 투자한 것은 사실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1월 중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비는 지난해 포스코ICT 전기차 충전사업부가 분사한 회사로 국내 충전사업자 중 가장 많은 완성차 업체를 충전 분야 파트너사로 두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