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쪼그라든 신년세일 대신 명절 예약판매 늘린다

신세계 명절 사전 예약판매
신세계 명절 사전 예약판매

백화점이 신년세일 규모를 줄인 대신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늘린다.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대면 행사를 축소하고 비대면 선물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신년세일은 한 해 소비심리를 가늠하는 행사지만 특약지침 강화와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꺾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 3사는 신년 정기세일 시작일을 당초 내달 2일에서 4일로 변경했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에 따라 거리두기 2.5단계가 3일까지 연장되면서 행사 일정도 뒤로 미뤘다.

이번 신년세일은 방역 동참을 위해 행사 규모와 일정을 대폭 줄였다. 백화점 신년세일 기간도 지난해 19일에서 올해는 18일, 내년에는 14일로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특약매입 심사지침으로 위축됐던 백화점 정기세일이 코로나 변수까지 더해지며 힘을 잃었다.

백화점들은 새해 첫 주 주말 행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출입문 일부를 폐쇄하고 동선도 단순화했다. 더 많은 모객을 위해 행사 시즌 동선을 넓히는 것과 달리 철저한 방역을 위해 동선을 줄였다. 올 초 정기세일에서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거뒀던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결정이다.

그렇다고 신년 행사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누적 재고가 쌓인 패션 납품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백화점 패션 협력사 경영난이 심화됐다.

롯데백화점 본점 출입문 열화상카메라
롯데백화점 본점 출입문 열화상카메라

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와 방역을 고려해 이번 신년세일은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협력사 재고 처분을 돕기 위해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맞춰 동절기 아우터 재고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신 명절 선물세트도 매출 상쇄에 나선다. 신년세일 행사는 축소하고 새해 벽두부터 설 선물 판매에 힘을 싣겠다는 계산이다. 백화점들은 비대면 명절에 맞춰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기간을 앞당기고 물량도 대폭 키웠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8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지난해보다 열흘 앞당겨 내달 4일부터 설 선물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전 예약 물량도 작년보다 50% 확대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늘어난 비대면 소비에 맞춰 온라인 전용 상품을 대폭 강화했다. 롯데는 온라인 전용 물량을 50% 이상 늘렸다. 비대면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롯데온에서도 사전 예약을 받는다. 신세계 역시 온라인 전용 상품을 지난 설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

비대면 틈새 시장으로 떠오른 선물하기 서비스에도 힘을 줬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예약 판매 시작에 맞춰 '더현대닷컴 선물서비스'를 강화했다. 고객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내달 4일부터 한 번의 결제로 여러명에게 보낼 수 있는 기능과 다수의 고객에게 보낸 선물의 배송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도 SSG닷컴에서 명절 선물세트를 선물하기 서비스로 판매한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