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 장기 투자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른바 '동학개미'의 투자 의욕을 잇기 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당의 의지가 반영됐다.
장기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을 줄 수 있을지에는 관심과 우려가 공존한다. 일각에선 투자 행태 왜곡, 납세자 간 형평성 문제 등을 염려한다.
지난해 기재부는 '2021 경제정책방향'에서 일정 기간 주식 보유 시 세제 지원 등 장기 투자 활성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다만 경제정책 당국의 입장을 번복하면 정책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시장과 정치권 등의 주식 장기 보유 혜택 요구에 반대해 왔다.
장기 투자에 세제 혜택 부여가 일으킬 논란을 인지하고 있었다.
업계에선 주식 장기 보유 대상 세제 혜택은 인위적으로 투자 행태를 왜곡하는 측면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조세형평성 문제도 있다. 장기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도입돼도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이나 일반 근로소득자는 전혀 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 납세자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장기 보유 공제가 신설되면 과세 대상은 더 줄어들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애초 오는 2023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전면 시행하면서 2000만원은 기본공제하기로 했지만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여론에 밀려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과세 대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5000만원 이상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기 때문에 세제 혜택 부여로 장기 투자 장려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장기 자본 이득에 대해 우대세율을 따로 적용하진 않지만 주식 양도 차익 등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발생하는 모든 순이익에 대해 5년 동안 비과세하는 세제 지원 제도를 운용한다. 비과세 금액 한도는 없다.
만일 정부가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면 양도세가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주식 종목별·계좌별로 혜택을 주는 방향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할 경우 그로부터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우대 세율을 적용하거나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직접적인 세율 차등화보다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ISA를 활용해 장기 보유에 혜택을 주는 방안도 언급된다.
주식 투자 행위를 대상으로 세제가 바뀌면서 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만일 장기 보유 세제 혜택을 위해 올해 세법 개정이 추진된다면 추가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양도소득 과세가 2023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금융회사는 이에 대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