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2021 대전망] <3>'비대면' 겨냥 첨단 기술 산업 뜬다

[KOTRA 2021 대전망] <3>'비대면' 겨냥 첨단 기술 산업 뜬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비대면 경제'가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KOTRA 지역본부장들은 비대면에 최적화된 첨단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보건·의료와 친환경 에너지 기술도 주목해야 할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이지형 KOTRA 북미지역본부장은 새해 디지털 전환과 인프라스트럭처, 친환경, 텔레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대면 서비스 구현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 정보보안, 정보기술(IT) 기기 시장 성장세를 점쳤다.

이 본부장은 바이든 행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현지 청정에너지 기술, 의료바이오, 통신 분야에서 대대적 인프라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봤다. 실제 미국은 신재생 에너지 연구개발(R&D)과 저탄소 인프라에 총 2조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이차전지, 저탄소 인프라 산업 활성화에도 강력한 재정 지원책을 추진한다.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약 68만장이 공급된 미국 텍사스주 중서부 페코스 카운티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약 68만장이 공급된 미국 텍사스주 중서부 페코스 카운티

이 본부장은 “북미지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진료, 온라인 학습, 재택근무 영역에서도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농어촌 광대역 시설 투자와 인터넷 보급을 위한 5G 통신, 이와 관련 보안 분야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헬스케어, 온라인, 무인화, 홈코노미 등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의료 분야 투자에 나선데다 쇼핑, 교육 등에서 빠르게 온라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인배달, 무인택배 등이 확산되고 있는 물류시스템은 물론 간편식 등 홈코노미 시장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접목되고 있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수요가 급증한 안전·위생용품, 홈코노미, 식품, IT 전자 등이 유망 업종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감염자 확대에 따라 의료기기 공공조달 시장도 신시장으로 떠올랐다. 유럽의 그린딜 정책과 연계한 청정수소·해상풍력 등 친환경 공공프로젝트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유럽 전역에서 5G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통신장비 등 설비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 기반 분야도 유망하다.

동남아·대양주 지역에서는 이른바 '뉴 노멀' 소비재와 디지털 콘텐츠, 인프라 건설,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진하는 건설 인프라 분야도 유망하다. 예컨대 코로나19로 중단된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프로젝트와 필리핀 경제개발계획이 재추진되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인프라 구축 사업에 필요한 해외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민관협력사업(PPP) 투자법을 발효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3%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후 석탄화력 발전시설을 LNG, 바이오매스 발전 등으로 확대 전환한다. 베트남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기존 대비 45% 줄이기 위해 태양광·풍력 발전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현지 시장 진입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으로 우리나라와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일본에서는 IT 분야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개정안을 내놓았다. 경제산업성은 포스트 5G 기금을 기존 1100억엔에서 2000억엔으로 증액하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립국가연합(CIS)에서도 비대면 소비재, 보건의료, 자동차, 제조설비·부품, 농식품 등이 유망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서방 경제제재 이후 비관세 장벽을 강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진입 장벽을 일시 완화할 방침이다. 향후 의료서비스 디지털화, 원격진료 관련 법률 개정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등 서남아 지역은 제약 산업과 SW 등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중동 지역은 스마트의료·식량 분야, 중소형 소프트 인프라에서 민관 협력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700만대 이상 자동차를 생산하는 중남미는 관련 부품 사업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신북미무역협정(USMCA) 발효에 따라 역내 규정이 강화되면서 아시아·유럽 기업의 투자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 산업이 급성장 중인 아프리카에서는 ICT 관련 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모바일 가입자 수는 약 4억7000만명이다. 전체 인구 45%에 달하는 규모다. 오는 2025년에는 6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쇼핑과 온라인 교육, 원격 진료 등 비대면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