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등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이달 시행한다.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도입을 위한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 시범사업·녹색 프리미엄 입찰도 시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형 RE100 제도를 올해 본격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RE100은 전력사용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현재 애플, 구글, BMW 등 기업 284곳이 RE100을 주도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CDP위원회에 공식 등록했다. 국내에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따로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다. 정부가 한국형 RE100 제도를 시행하면서 우리 기업도 국내외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증명할 수 있다.
제3자 PPA 시행을 위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5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제3자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한국전력공사, 전기소비자 간 PPA를 허용하는 RE100 이행방안이다. 산업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1㎿ 초과)가 생산한 전력에 대해 한전·전기소비자와 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추후 고시 제정, 한전 약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올해 상반기 내 제3자 PPA를 도입한다.
산업부와 한전, 한국에너지공단은 녹색 프리미엄 입찰도 시작했다. 녹색 프리미엄은 전기소비자가 한전으로부터 녹색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제도다. 이달 5일부터 내달 5일까지 한전과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 녹색 프리미엄 입찰을 실시한다. 녹색 프리미엄 판매량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와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연도별 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 설정된다. 녹색 프리미엄 구매를 희망하는 참여자는 올해 연 단위의 구매희망 발전량과 구매가격을 입찰하면 된다.
그동안 RPS 공급의무자만 구매가 가능했던 REC는 올해부터 기업 등 전기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고, 구매한 REC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에너지공단에서 RPS 시장과 별도로 RE100 이행을 위한 전용 REC 거래플랫폼을 구축한다. 올해 1분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시범사업은 오는 11일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산업부는 한국형 RE100 제도를 시행하면서 전기사용량과 무관하게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자 하는 산업·일반용 전기소비자도 참여하도록 했다. 연간 전기사용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이 대상인 글로벌 RE100 캠페인보다 대상 범위를 넓혔다. 다만 한국형 RE100 제도 참여자에게도 글로벌 기준과 같은 2050년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권고했다.
재생에너지 사용 인정을 받는 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로 정했다.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으로는 △녹색 프리미엄제 △제3자 PPA △REC 구매 △자가 발전 △지분 투자다. 이 중 지분투자는 해당 발전소와 별도로 제3자 PPA를 체결하거나 REC를 구매해야 한다. 에너지공단은 기업 등이 제출한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에 대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한다. 확인서를 발급받은 참여자는 해당 확인서를 재생에너지 사용 인정에 활용할 수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