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기차(승용) 판매량이 전년 대비 절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차량의 화재 사고와 구형 모델이라는 인식도 영향을 끼쳤지만, 전국 지자체 별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새해 3~4종의 신차 전기차(BEV)를 내놓으며 시장 반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기아차 '니로EV' '쏘울 부스터EV' 국내 판매량이 1만3154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이들 4종 모델의 판매량 2만3127대와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수치다.
국내 누적 판매량 1위인 코나 일렉트릭은 2019년 판매량 1만3587대에서 작년에 8066대로 급감했고,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060대에서 1509대로 줄었다. 기아차 니로EV 역시 5999대에서 3199대, 쏘울EV는 1571대에서 380대로 각각 떨어졌다.
오히려 전기트럭 모델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포터EV'와 '봉고EV'로 각각 9037대, 5357대 팔렸다.
한국지엠 간판 모델인 '볼트(Bolt)'도 2019년 4037대에서 60% 급감한 1579대로 집계 됐다.
반면에 테슬라 '모델3'는 작년 국내에서 1월~11월까지 1만866대나 팔리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테슬라 전체 판매량은 1만1601대로 전년 같은 기간(1958대)과 비교하면 무려 6배나 증가했다.
국산차 국내에서 판매량 저조를 기록한 건 2017~2018년에 출시된 구형 모델이라는 인식과 함께 일부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으로 대구와 서울·제주 등이 작년 하반기부터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구매 자체가 어려웠던 것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6%나 증가했고, 코나·니로는 유럽 등 해외에서 선전했지만, 국산 전기차 판매는 크게 저조했다”며 “테슬라 모델3 열풍에다 화재 사고, 보조금 중단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등은 모두 새해 전기차 신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처음 적용한 신차 전기차를 출시, 시장 반등에 나선다. 이르면 4월 현대차 '아이오닉5'을 시작으로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을 국내 출시된다. 한국지엠도 신형 '볼트EUV'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해 11월까지 글로벌 누적 전기차(BEV) 판매량 5만3062대로 5위, 니로EV는 13위권(3만3395대)을 기록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