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육성·성장시키기 위해 정부 지원과 역할 확대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에 730억위안(약 12조원)을 투자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CATL의 배터리 생산 능력이 지난해 95GWh에서 올해 말 160~185GWh로 늘어 글로벌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CATL의 생산 능력 확대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는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 증설과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업체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 CATL이다.
중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을 위한 실증센터 구축과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 간접 지원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가 조직적으로 지원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담 차관 산하에 '배터리과'(가칭)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갖춰 투자 세제 지원 등 정책을 마련하고, 국내 업체 간 소모전이 벌어지지 않도록 소송과 같은 이슈 해결에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업계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이미 K-배터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면서 “우리 정부도 투자 세제 지원과 국산 제품 보조금 확대 등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