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이 2000억원 규모 인도네시아 광역상수도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한국형 광역상수도 체계를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환경부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와 인근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까리안 광역상수도 국제경쟁입찰사업을 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이 현지 기업과의 경쟁 끝에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은 2015년 6월에 착공해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자카르타로부터 약 50km 거리에 있는 까리안 댐이 수원이다. 완공되면 자카르타주, 땅그랑시, 남땅그랑시 3개 지자체 200만명에 하루 약 40만 톤 수돗물을 공급한다. 국내 청주정수장 생활용수 공급 규모에 해당한다.
우리 정부는 한국 물관리 정책과 기술 전파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2017년 11월 한·인니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자원공사가 사업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제안해 사업화로 이어졌다. 정부 간 협력을 토대로 물관리 전문 공공기관이 사업을 제안해 수주하고, 향후 설계·시공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다. '물산업 팀 코리아' 해외 진출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사업비 조달에는 우리나라의 여러 개발금융 지원자금을 활용했다. 까리안 댐 건설과 댐에서 정수장까지의 관로 설치는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우리 정부의 금융 지원으로 수행한다. 수주한 사업인 정수장 및 정수장에서 각 지자체까지의 관로 건설과 운영관리는 민관합작투자(PPP) 사업으로 진행된다.
사업 수주는 설계, 건설 및 기자재·부품 등 다양한 부문 신남방 물 시장 진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이번 수주가 그간 신남방 국가를 대상으로 한 물산업 진출 확대를 위해 △맞춤형 접근 △팀 코리아 진출, △한국판 그린·디지털 뉴딜 확산이라는 3대 정책방향에 맞춰 움직인 성과로 분석했다. 정부 간 교류와 국제기구 활동을 토대로 협력사업을 도출하고, 맞춤형 무상원조 사업을 활용해 후속 사업을 지속 개발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환경부는 '팀 코리아 진출' 확대를 위해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과 전문가를 한 팀으로 이뤄 대규모 사업 수주를 위해 협력했다. 단계별 정부 지원제도를 기획 운영해 '일괄 물산업 해외진출 지원체계'를 확립했다. 한국판 그린·디지털 뉴딜 확산을 위해 스마트 물 기반시설, 수재해 예방·대응체계 구축과 수력·수상태양광 등 저탄소 에너지 기술을 신남방 지역에 전수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 물 기술을 토대로 현지 물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한편 물산업 신남방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9년 8월 행정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루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옮기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10년 단위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중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국의 세종시를 수도이전 모델로 제시한 바 있어 우리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