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판세에 변화를 일으켰던 사건이 여러 건 있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조건부 출마를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있다. 그는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정책과 관련해 논란이 나오자 주민투표를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그해 8월 24일 주민투표가 시행됐고, '투표율이 미달되거나 찬성률이 낮으면 사퇴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투표율은 미달됐고, 오 전 시장은 이틀후인 8월 26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이 9월 30일까지 사퇴하면 그해 10월에, 그 이후 사퇴하면 2012년 4월 총선과 동시에 선거를 해야 하는데 8월에 사퇴를 하면서 10월에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이후 판세를 뒤집은 또 다른 사건은 바로 2011년의 안철수-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다. 안철수 안랩 대표의 당시 지지율은 50%를 상회했다. 언론사들은 안철수 대표의 행보에 주목했다. 안철수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9월 6일 만나 17분의 대화 끝에 박원순으로 후보가 단일화됐다고 발표했다. 안 대표는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원순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고, 결국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안철수 대표 역시 당시 '서울시장 양보'라는 스토리를 만들면서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박 시장은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해 가장 오랜 기간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만 8년 9개월, 3180일간 시장으로 있었다. 하지만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하며 지난해 7월9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로써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다.
4월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앞서가고 있다. 안 대표는 2018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도 뒤져 3위로 낙선했다. 초반 선두를 달렸지만 후보 단일화가 되지 못하면서 3위로 뒤처졌다.
올해 역시 초반 후보자 가운데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안 대표는 신년부터 여야 다자간, 양자간 대결구도를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 키를 쥐고 있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가서 경선을 치를지, 당 밖에서 야권 단일화로 치를지 여전히 시나리오만 분분하다. 만일 단일화가 되지 못해 야권 후보가 쪼개질 경우 2018년의 일이 재연될 수 있다. 결국 그 때와 같은 길을 갈 것인지, 단일화된 후보로 나설지 안 대표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