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관심은 뜨겁다. 올해 참가한 기업 총 1951곳 가운데 약 20%인 412개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들고 나왔다. 의료 IT 융합이 가장 활발한 우리나라에서는 총 71개의 관련 기업이 참가했다. 스마트 홈, 로봇, 라이프 스타일 등을 제치고 단일 범주로는 최대다.
올해는 그동안 시도됐던 의료 인공지능(AI) 적용 사례를 제시할 전망이다. 글로벌 IT 공룡 IBM이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협업해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코로나 19 영향이 지속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 거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감염 우려 등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더 어려워지면서 개인이 건강관리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과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이 커져 원격의료 솔루션 수요도 늘어난다. 개인 주도 건강관리 솔루션과 환자-의료진 간 원격의료 솔루션이 이번 행사에 큰 이슈가 되는 이유다.
글로벌 디지털 혈압계 제조업체인 옴론헬스케어가 포문을 열었다. 회사는 12일(현지시간)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원격 환자 모니터링 서비스와 디지털 건강관리 솔루션을 공개했다.
'옴론 바이탈사이트'는 고혈압 혹은 고혈압 위험 환자가 혈압을 측정하면, 데이터 분석과 동시에 의료진이 병원에서 확인하도록 돕는다. 환자 현재 혈압은 물론 추이까지 통계로 전달해 원격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건강관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옴론 커넥트 2.0'은 혈압계와 연동돼 자신의 수치와 위험도, 적절한 해결방안 등을 제안한다. 애플 헬스, 구글 핏 등 플랫폼과 동기화돼 심장 건강, 활동 수준, 수면의 질 등 데이터도 결합한다.
랜디 켈러그 옴론 헬스케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료 시설이 포화돼 고혈압과 같은 질병을 적절히 관리 받는 게 어렵다”면서 “바이탈사이트와 옴론 커텍티드 2.0 앱은 개인에게 고혈압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의료진에는 치료를 발전시키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AI를 무기로 내세웠다. 릴리커버(AI 피부진단), 메디웨일(AI 기반 안질환 진단), 비플러스랩(AI 기반 의료정보 솔루션), 아이메디신(AI 뇌파플랫폼), 큐티티(AI 구강검진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학습 데이터가 많았던 암 등 중증질환에서 피부관리, 치과, 안과 등 적용 대상이 확대되는 추세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수요 품목도 온라인 전시장을 채웠다. 리얼타임메디체크는 실시간 백신 수요정보 통합 플랫폼을 소개한다. 향후 코로나19 백신이 시판될 경우 실시간 정보를 얻는데 용이하다.
메쉬는 적외선 체열진단기, 베이바이오텍은 비접촉식 피부진단기기, 싸이큐어는 인체무해 LED 살균기 등을 선보여 코로나19 수요 잡기에 나선다.
올해 CES 무대에서 우리나라 기업 존재감은 곳곳에서 인정받는다. 뛰어난 기술력과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시장 요구가 만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브이터치는 AI 기술을 적용해 직접 만지지 않으면서 멀리서도 터치하듯 조작하는 가상터치 패널로 CES 2021 혁신상을 수상했다. 에이티센스는 국내 최초로 10일 이상 장기 연속 측정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로, 파커스는 발광다이오드(UVC) LED를 이용한 비접촉식 살균박스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비대면, 비접촉 요구와 위생, 건강 기준이 높아진 현 시점에서 시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