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은 지난해 12월 각국 측정표준 전문가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RNA 측정법' 국제비교에 참여, 관련 국제동등성 확보에 기여했다고 14일 밝혔다.
국제비교는 표준연을 비롯한 각국 국가측정표준연구기관 측정결과를 비교해 측정 정확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결과가 타당하다면 국제동등성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각국 국가측정표준연구기관은 국제동등성을 확보한 측정으로 다양한 무역·상거래·규제사항 관련 협약의 기술 기반을 제공한다. 정부와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공정한 국제무역을 할 수 있다.
이번 국제비교에는 물질량자문위원회(CCQM)에 속한 16개국 21개 국가측정표준연구기관, 연구진이 참여했다. 지난해 3~12월 약 10개월 동안 긴급 국제비교로 진행됐다.
대부분 기관에서는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를 파악한다. 이 기술은 유전자 절대 정량이 가능하다.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존재 유무와 개수까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표준연 연구팀은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법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단분자 직접계수법(대상 물질을 하나씩 세어 양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측정방법)을 이용한 측정값을 함께 제출해 결과 신뢰도를 한층 향상시켰다.
긴급 국제비교에 참여한 21개 기관 모두 동등한 결괏값을 제출해 국제동등성이 확보됐다. 이에 따라 표준연 RNA 측정기술은 물론, 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7월 표준연이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한 코로나19 표준물질도 국제동등성을 갖추게 됐다. 이 표준물질이 진단키트 개발 및 검증에 사용돼 국산 진단키트 품질도 신뢰성을 얻게 됐다.
박상열 표준연 책임연구원(CCQM 의장)은 “이번 활동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긴급 국제비교 형태로 진행됐다”며 “이 결과로 기관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배영경 바이오분석표준그룹장은 “표준연이 갖춘 측정 역량으로 인류 문제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점에 크게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변종 바이러스 진단 및 RNA 형태 백신 정밀측정 등 관련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