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보험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28개사를 발표한 가운데 보험회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에 시동을 걸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과 카드사, 증권사, 핀테크업체 28곳을 선정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차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접수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보험사의 의료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추가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는 신용정보 주체인 고객이 동의하면 은행이나 보험회사, 카드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곳에 모아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작년 처음으로 진행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에 보험회사는 전무했다. 기존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다 보니 이런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보험회사에는 신청 기회가 없었다. 보험 관련 업체는 예비허가를 받은 보맵이 유일했다.
하지만 대형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빅3 생명보험사 중에는 교보생명이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에 나선다. 교보생명은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을 위해 작년 말 조직개편에서 금융마이데이터파트를 신설해 예비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하면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해 고객에게 맞춤형 보험상품을 추천하고, 건강·통합 재무 관리 서비스 등 보험회사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KB손해보험이 출사표를 던졌다. KB손보도 2019년 말 삼성화재 출신 최낙천 디지털전략본부장 상무를 영입했다. 최 상무는 헬스케어는 물론 마이데이터사업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KB손보 측은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면서 “현재 사업모델 관련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마이데이터 사업권 신청접수가 진행될 경우 보험사 진출이 잇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신한생명 등 보험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의 경우 자사 데이터에 보험개발원이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요구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가 다음달 보험사의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을 놓고 논의에 나서기로 하면서 보험업계 의료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커졌다. 보험사의 의료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금융사 정보와 결합해 새로운 헬스케어 시장을 놓고 업권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기존 보험사가 제공하던 상품이나 서비스라면 굳이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이 필요없다”면서 “보험사의 의료데이터 빗장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헬스케어 시장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보험사 역시도 마이데이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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