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파기환송심 결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직후 경제단체와 전문가들은 가혹한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총수가 재계는 물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역할이 지대한 상황에서 '총수 공백'은 투자와 성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은 “우리 경제와 사회가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나아가야하는데, 이번 판결로 많은 부분이 멈춰져 아쉽다”면서 “삼성에 기대해온 적극적 투자와 성장 등이 멈춰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했는데, 구속 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 활동 위축은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부디 삼성이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지속 성장의 길을 걷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실형을 선고한 이번 판결로 인해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최근 코로나19, 주요국의 산업 보호 중심 정책 가속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 지연,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심화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글로벌기업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도 “삼성전자의 대외적 이미지와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의 사활도 함께 걸려 있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총수 공백이 미칠 사회, 경제적 영향을 크게 우려했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건희 회장 별세 후 공식 승계 작업이 시작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와 전환이 이뤄지는 불확실성의 상황에서 삼성 총수 공백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 문화와 특성상 총수의 상징적이고 실질적 역할이 커서 향후 삼성그룹의 위축과 우리 경제의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는 “총수 공백은 삼성 내부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미치는 충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