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단임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탄핵까지 당할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미국 공화당마저도 지난 6일 발생한 의회 난입사태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19일(현지시간) 의회 난입 사태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폭도들을 자극하고 선동했다”며 “폭도들은 거짓말에 속았다. 그들은 대통령과 다른 힘 있는 권력자에게 도발당했다”고 말했다.
매코널 대표는 “그들이 싫어하는 입법부의 특정 절차를 막으려고 폭력과 공포를 동원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당선을 인증받았다. 20일에 안전하게 취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 확정 절차는 의회 난입 사태로 중단됐다가 그날 저녁 마무리 됐다.
매코널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석상에서 처음 비판하면서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아직 (탄핵)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던 유보적 입장에서 찬성으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미국 상원의 탄핵 심판에서 유죄 판결이 되려면 전체 100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 50명이 모두 유죄에 투표해도, 공화당 의원 17명이 추가로 찬성을 해줘야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매코널 대표가 유죄 투표로 돌아섰을 경우, 다른 의원들도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탄핵 심판에서 매코널 입장은 매우 중요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르면 이번 주말 하원에서 가결한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공식 송부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 탄핵재판은 다음 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트럼프가 탄핵되면 미국 대통령 최초로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 된다. 다만 퇴임 후 탄핵을 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되는지는 의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탄핵이 가결되면 의회는 이후 의결 정족수 과반으로 공직 출마 자격을 영구 박탈할 수 있다.
매코널 대표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정부의 2인자였던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환송식 대신 조 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리 녹화된 고별 동영상에서 “이제 새 행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시작한 운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열리는 환송식을 끝으로 퇴임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
송혜영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