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기관장 불명예 퇴임 피한 항우연 앞으로가 중요하다

[프리즘]기관장 불명예 퇴임 피한 항우연 앞으로가 중요하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해임안이 지난 19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논란의 일단락이다.

임 원장은 술자리 직원 폭행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내부 갈등 결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특별감사를 진행해 기관장으로서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요청했고, 이날 이사회 안건에 해임안이 올랐다. 잘못된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자못 단순해 보이는 경과다.

다만 이에 대한 결정은 쉽지 않았다. 이전부터 해임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왔고, 특히 임 원장 임기가 이목을 끌었다. 임 원장은 오는 23일 임기를 마치게 된다. 퇴임을 불과 며칠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해임하는 것은 개인을 망신 주는 것을 넘어 항우연을 흔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프리즘]기관장 불명예 퇴임 피한 항우연 앞으로가 중요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임원의 해임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임기가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기관, 나아가 출연연 전체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었다. 임 원장 개인 차원을 넘어선 일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견이 오갔다. 앞으로도 뒷말이 나올 수 있다. 당일 이사회에서도 임 원장 해임 안건에만 3시간에 걸친 숙의의 시간이 필요했다. 출연연을 적잖은 시간 동안 출입했고 항우연을 지켜봐 온 기자 역시 이 일에 대해 뭐라 선뜻 말하기 어렵다. 해임 여부가 결정되기 전부터 며칠을 고민했지만 '어느 것이 맞다'고 한쪽 손을 들어 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안다. 해임 여부에 대한 결론은 나왔다. 이후 이번 논란으로 불거진 항우연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우연 관계자는 “해임안이 가결됐다면 내부 갈등이 확대 재생산될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사안을 종식시키고 내부를 다독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항우연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누리호 발사, 달 탐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주시대 구현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더 나은 모습으로 국민 기대에 보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