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정수기'가 주목 받고 있다. 빌트인 정수기는 커다란 본체를 싱크대 안에 숨기고 물이 나오는 작은 출수구만 밖으로 빼는 구조의 정수기다. 주방 공간 활용성을 높인 혁신 제품이다.
웰스, LG전자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주요 업체가 모두 뛰어 들면서 올해 빌트인 정수기 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웰스가 2019년 1월 처음으로 국내에 빌트인 정수기 '웰스 더원'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말 빌트인 정수기 '퓨리케어 듀얼 정수기'를 출시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CES 2021에서 1분기에 빌트인 방식인 비스포크 정수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 다른 정수기 업체들도 빌트인 정수기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빌트인 정수기가 갑자기 주목 받은 것은 공간 활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주방 가전 개수가 늘어 정수기 소형화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업계가 고객 수요를 간파해 최적화한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빌트인 정수기는 기존 언더싱크 방식이 크게 진화한 형태다. 빌트인 정수기는 싱크대 아래 설치한다고 해서 '언더싱크' 정수기로 통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 언더싱크 정수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편화된 언더싱크 정수기는 본체 사이즈가 싱크대 하부장 전체를 차지할 만큼 매우 비대해서 국내에선 크게 인기가 없었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빌트인 정수기는 싱크대 안에 설치하고, 본체 크기도 크게 줄였다. 냉온수 키트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등 소비자 취향까지 반영할 수 있다. 정수 기능도 과거 언더싱크 정수기보다 월등하다. 기술력도 한 단계 진화했다. 기존 직수 정수기보다 훨씬 복잡한 기술을 적용했다.
고난이도 기술을 탑재한 만큼 가격도 비싸다. 웰스 빌트인 정수기는 일반 직수 정수기보다 약 1.5배 비싸다. LG전자에서 가장 비싼 정수기도 빌트인 정수기다.
단점도 있다. 빌트인 방식이어서 본체와 연결된 출수 호스를 밖을 빼내기 위해 싱크대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싱크대 주변에 제품을 설치하기 때문에 출수구가 오염될 여지도 많다.
일부 단점에도 불구하고, 1분기 이후 시장은 크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자가관리형 빌트인 정수기를 출시하며, 수십년 만에 정수기 시장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국내 가전시장에서 가진 영향력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의 큰 관심이 예상된다.
연간 국내에서 판매되는 정수기 약 250만대 중 빌트인 비중은 5% 내외다. LG전자, 웰스 등 두 개 업체만 빌트인 제품을 갖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