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해상특송 고속화물페리 '팬스타 로로선'을 앞세워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했습니다. 올해는 한중일 3각 해상물류를 확대, 세계 일류 해상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팬스타그룹은 하반기 운송서비스 확대 전략을 통해 매출 확대라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강상인 사장은 이 시기에 글로벌화물영업본부를 진두지휘하며 혁혁한 성과를 일궈낸 일등공신으로 손꼽힌다.
강 사장은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물량이 감소하자 어떤 영업 전략을 수립해야 될지 난감했다”면서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그룹이 보유한 선박 특징을 잘 살리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컨테이너가 부족해지고 해상·항공화물운임이 폭등하면서 많은 기업이 어려운 물류상황에 직면했다. 팬스타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부자재 조달이 막히면서 중국매출이 급감했다. 작년 상반기 한일항로가 생긴 후 처음으로 적자를 내기도 했다.
강 사장은 고객중심 영업마인드로 난국을 타개해나갔다. 그는 “팬스타는 '고객보다 먼저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경영철학이 있다”며 “직원들에게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여기에 맞춰 움직여 줄 것을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로로선(Roll on Roll off vessel)' 서비스에 대한 전사 영업활동을 강화했다. 로로선은 항공화물보다 더 빠르고 운송량도 압도적으로 많다. 크레인을 사용하지 않고 선측과 암벽 사이에 걸쳐놓은 램프웨이를 통해 화물을 적재한 트럭이나 트레일러가 그대로 선내에 들어가 양하하는 구조다. 팬스타는 평균 220TEU급 로로페리 3척을 운영한다.
특히 모든 화물을 선적할 수 있다는 점이 로로선의 강점이다. 강 사장은 “로로선 화물운송료는 컨테이너보다 비싸지만 고객이 원하는 어떤 화물도 선적할 수 있다”며 “벌크, 컨테이너, 자동차, 버스, 요트까지 선적할 수 있어 고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존 해상운송은 물론 항공운송보다 속도와 정시성에서 앞선다. 때문에 주요산업 설비와 재료를 운송하고자 하는 고객이 많다. 실제로 반도체 설비재, 액정산업 설비재가 현재 오사카-부산 간 월 2000~3000CBM을 지속적으로 선적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 H사가 그동안 일본 공장라인 신축·증설 시 대부분의 설비재를 팬스타 고속페리로 운송하고 있다.
그는 “팬스타 고속화물페리 서비스와 한중페리선사들과 연결하는 상품 '팬스타코리아랜드브릿지(PKLB)'로 한중일 3각 해상물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태풍 등 항만이 폐쇄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운항, PKLB화물은 한국 내에서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팬스타를 찾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L사에 필름소재를 납품하는 일본 니폰글라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운송 주문량을 대폭 늘렸다. 국내 반도체 업체 H사가 증설하는 신규 팹 M16에 필요한 화물도 팬스타 페리로 일본에서 들어온다.
강 사장은 “팬스타 로로선 특송 서비스에 대한 일본기업 만족도가 높은데, 도요타 톈진공장에서 물건을 수급하기 위해 과거 재래선이나 항공방식 대신 팬스타 로로선을 시범 운영했다”면서 “로로선은 365일 접항이 가능해 다롄에 공장을 둔 많은 일본기업이 일본으로 제품을 보내기 위해 팬스타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의류, 전자부품, 의료기기 등을 중심으로 한 중국발 화물도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팬스타 그룹은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세계 일류 해상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강 사장은 “글로벌화물영업본부는 한일무역 팬스타그룹 해운 라인업의 근간인 부산-오사카 항로를 지속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고객요청에 따라 부산-오카카 항로를 주 3항차에서 4항차로 추가 기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한국-일본을 직접 잇는 항로에서도 안정적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