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도입에 대한 '댓글 여론'은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후 정부 여당 차원에서 입법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댓글 민심은 매우 싸늘한 모습이다. 경제계도 우려를 나타내는 가운데 온라인 여론도 그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지 않아 향후 사회적 합의 여부가 숙제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금권선거 운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전자신문 의뢰로 입법 빅데이터 분석 기업 '폴메트릭스'가 이달 11~15일 닷새 동안 진행한 이익공유제 뉴스 댓글 찬반 빅데이터 분석에서 전체 2만6968개 댓글 가운데 2만6852개(99.5%)가 부정적 의견을 표했다. 반면 긍정적 의견을 표출한 댓글은 116개로, 온라인 댓글 여론은 전반에 걸쳐 부정적이었다.
이번 조사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 뉴스사이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상파 3사 및 주요 전국 일간지 등 총 47개 미디어 중심으로 진행됐다. 11~15일 이익공유제를 주제로 한 기사 488개에 달린 댓글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조사를 시작한 11일은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소득층의 소득이 더 늘고 저소득층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K-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익공유제를 처음 언급한 날이다. 이후 닷새 동안 야권 중심의 정치권과 경제계는 이익공유제 개념에 대한 우려를 지적해 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계는 시장 논리에 반하고 주주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부정 댓글에서는 연관 키워드로 사회주의·공산주의가 가장 많이 거론돼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정부 여당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고통 분담과 자발적 참여 등을 강조했지만 이보다는 야권과 경제계의 우려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뉴스 내용에 대한 선호도 표현에도 부정 의견이 많았다. 대부분 '화나요' '슬퍼요' 등의 표현이 많았다. 가장 많게는 한 기사에 1만5213개의 부정 의견이 달렸다. 반면 호감도를 표현한 기사에는 446개의 '좋아요' 표시가 있었지만 “文 정부 이익부터 나눠야”라는 내용으로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기류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상생연대 3법'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손실보상법'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경제계는 정부·여당의 이익공유제 참여 요구가 플랫폼업계에 이어 금융권 등 산업 전체로 퍼져 가는 분위기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기업별로 상생협력기구 설치가 강제화된 것처럼 이익공유제 역시 일부 기업의 참여가 시작될 경우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25일 “지난 정권의 동반성장이나 상생협력의 경우 성장하는 과정에 더 잘하자는 접근인 반면에 이번 이익공유제는 어려운 상황에서 참여를 요구, 무게감이 다르다”면서 “자발적 참여와 법인세 인하 등 인센티브를 얘기하지만 부담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