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2000여명이 넘는 승진·이동 인사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인사부가 총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영업현장과 각 사업그룹에 인사권을 이양해 자율 책임경영 수위를 높이는 변화도 시도했다.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활용해 총 2414명에 대한 2021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시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인사 결과는 신한은행 고유의 'AI 최적해 알고리즘'을 적용해 도출했다. 최대 이익을 얻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에 의해 합리적으로 구해진 가장 적절한 풀이값을 구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원 업무숙련도와 영업점 직무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수행했다”며 “정성적 평가 등을 감안해 아직 100% AI를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추후 인사 적정성 등을 평가해 AI를 계속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인사부가 총괄하던 방식에서 각 사업그룹과 영업현장(커뮤니티)에 인사권을 이양했다. 자율 책임 경영으로 업무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인재 승진과 주요 부서 이동 확대 등 여성 돌풍이 두드러졌다. 특히 과장급 승진자 중 여성이 42% 비중을 차지해 과거 3년 평균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2일 실시한 종합업적평가 특별 승진에서도 승진자 9명 중 7명이 여성이었다.
신한은행은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직전 인사에 이어 육아휴직 직원도 승진시키는 등 일관된 여성 인재 육성 전략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강력하고 빠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위해 20개 사업그룹에 디지털 총괄 조직인 D.I(Digital Innovation) 랩을 각각 꾸렸다. IB(투자금융), 소비자보호 등 직무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에는 사전 교육을 받은 예비 인재풀을 배치했다.
진옥동 행장은 “고객과 미래를 위한 변화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이번 상반기 정기인사를 시행했다”며 “적극적이고 투명한 인사정책으로 고객 중심의 일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