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주요 배터리 생산기지로 떠오르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확대의 기회로 삼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노스볼트 등 배터리 제조업체 인근에서 필수 소재들을 공급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핵심 고객사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진출을 위해 구체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포항에 양극재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기지를 완공해 시험 테스트를 마치고 유럽에도 대규모 소재 생산 단지를 구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극재 업체인 동진쎄미켐은 스웨덴에 첫 음극재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진출은 노스볼트 배터리 생산 시설 신설을 염두에 둔 조치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다. 동진쎄미켐은 지난해서부터 스웨덴 진출을 본격 준비해왔다. 전기차 시장 비중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가고 유럽 각국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추는 전략이다.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는 헝가리에 동박 슬리터 생산 설비를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용 동박을 삼성SDI를 비롯한 고객사 요구에 맞게 잘라 공급하기 위해서다. 슬리터 이전에 유럽 수요 파악 후, 두께를 얇게 만든 동박을 둘둘 마는 캘린더에 생산 설비 추가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동박은 음극 집전체로 사용되는 소재다.
이 밖에 전해질 업체인 엔캠은 폴란드 공장 추가 투자 가능성을 키우고 있으며, 분리막 제조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란드 분리막 연간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유럽 진출 사례는 올해 더 많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뿐 아니라 4대 소재 내재화하면서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이에 유럽 공장 건설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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