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범금호가 재건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형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그룹의 금호리조트 인수 등 덩치 키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우량 자산 인수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금호리조트 인수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앞서 금호리조트 매각 주간사인 NH투자증권과 안진회계법인은 19일 본입찰에서 금호석유화학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입찰가로 25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리조트 인수에 나선 것은 '상징성' 때문이다. 금호리조트는 금호티앤아이와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과 함께 금호그룹 소유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리조트에 애정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를 운영하고 있어 캐쉬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구 회장 입장에선 범금호가 재건에 힘을 보태는 한편 수익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회사 덩치 키우기에도 나섰다. 실적은 고공행진이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2138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212.6% 급증했다. 주요 사업인 합성고무 가운데 NB라텍스 수출이 급증한 덕분이다. NB라텍스는 니트릴(의료·위생용) 장갑 소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큰 폭 늘었다. 금호석화 NB라텍스 공장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는 작년 4분기 6만톤에 이어 올해 4분기 7만톤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총 생산능력은 7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합성공무 총 생산 능력 대비 40%를 상회한다. 원가 부담이 작아진 데 따라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선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리조트 인수와 안정적 경영 기반을 마련한 것이 범금호가 재건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골프장 매물을 찾고 있었고, 때마침 애용하던 금호리조트가 매물로 나왔기 때문에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면서 “범금호가 재건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NB라텍스 판매량과 매출액 등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공장 가동률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사 실적 전망은 밝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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