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선정됐다. 대형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빅테크 기업은 무난히 최종 관문을 넘어섰다. 전통금융과 빅테크 진영 간 데이터 전쟁이 시작을 알렸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본허가 라이선스를 받은 28개 사업자는 다음 달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선다.
27일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기업 28개사에 최종 본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선 KB국민·NH농협·신한·우리·SC제일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여신전문금융사(카드)로는 KB국민·신한·우리·현대·비씨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선정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유일하게 미래에셋대우가 본허가를 얻었다. 경쟁이 치열한 핀테크 부문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SK플래닛, 보맵, 핀다, 팀윙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NHN페이코, 민앤지, 쿠콘, 핀테크, 해빗팩토리 등이 선정됐다. 농협중앙회와 웰컴저축은행도 본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서 주목한 네이버파이낸셜도 본허가를 따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예비허가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었지만 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탈락 위기에 처했다. 대주주가 사법기관 조사를 받고 있으면 마이데이터 심사는 중단된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가 주요 주주에서 빠지기로 하면서 위기를 피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서둘러 네이버파이낸셜 보통주 일부를 전환우선주로 바꿔 의결권 있는 지분율을 17.66%에서 9.5%로 낮췄다.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소유한 대주주만 적격성을 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마이데이터 시장의 최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 카카오페이는 고배를 들이켰다. 지난달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신청한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43.9%)인 앤트파이낸셜과 관련한 서류 제출 미비로 보류됐다. 금융 당국에서 중국 앤트파이낸셜에 대한 적격성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까지 금융위는 해당 부분에 대한 회신을 중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받지 못하면서 예비심사를 내주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답변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면서 “다음 달 5일 전까지 카카오페이가 예비허가 및 본허가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며 사실상 서비스 중단을 예고했다.
카카오페이는 당장 현재 제공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 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소비자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신용정보법에 따라 다음 달 5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 라이선스가 없으면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유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기존에 제공해 온 마이데이터 유관 서비스의 일시 중지와 관련해 이번 주 중 사용자 안내를 할 계획”이라면서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다음 달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동의 방식, 마이데이터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 제공 범위, 안전한 데이터 전송 방식,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담은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표> 마이데이터 본허가 28개사 목록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