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인공지능(AI) 코치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다!'
AI 기술이 골프 레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연습장에 설치된 장비 또는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AI 코치'에게 개선점은 물론 맞춤형 연습법까지 배울 수 있는 서비스가 골퍼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체형 및 근력, 스윙패턴을 분석해 맞춤 클럽을 추천하는 'AI 클럽추천' 서비스가 등장한 데 이어 레슨 시장에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골프존 GDR아카데미 관계자는 “레슨프로와의 대면 레슨에 익숙해 있는 골퍼들이 AI 코칭을 낯설어했고 그저 하나의 재미 요소 정도로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면서 “어쩔 수 없이 AI 기능을 이용해본 고객들이 많은 데 의외라는 반응도 많고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또 충분히 레슨프로를 보조하는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레슨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이다. 연습장에 설치된 장비와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손쉽게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의 높은 정확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골프존 GDR 관계자는 “체계화 된 커리큘럼과 모듈화 된 레슨 프로그램으로 일부 대면 레슨의 단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AI 골프 레슨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레슨프로마다 각기 다른 방식의 교습법에 따른 혼선과 시공간 제약 그리고 높은 비용이라는 단점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카카오VX, 골프존은 물론 AI 전문업체까지 골프레슨 시장 '눈독'
AI 골프레슨 시장경쟁도 치열하다. 카카오와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에 이어 AI를 내세운 골프 아카데미 사업 분야에서 2차전을 치를 기세다. 특히 스크린골프장 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AI 기반 골프레슨 아카데미 서비스는 향후 스크린골프 시장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경쟁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첫 포문을 연 건 카카오VX다. 카카오VX는 지난 2019년 10월 연습 기능에 집중해 레슨에 활용성이 높아진 '프렌즈스크린 R'를 선보였다. 프렌즈스크린 R는 본인의 샷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볼 스핀을 초고속 카메라가 정확히 측정해 볼의 구질 해석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필드와 가장 근접한 환경을 제공한다. 한눈에 손쉽게 자신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도 호평 받는 기능 중 하나다.
카카오VX 관계자는 “이용자가 정확히 연습하고자 하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저장이 가능해 디테일한 통계 지표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클럽별 타깃 안착률과 비거리를 분석해 정확도를 더욱 높여주며 클럽별 누적된 데이터와 추이를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스스로 레슨자료로 활용하기에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골프존은 GDR골프아카데미를 통해 초당 2000프레임의 초고속 듀얼카메라를 활용, 영상을 바탕으로 골퍼의 실력에 대한 객관적 판단은 물론 맞춤 레슨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나의 스윙모션 AI 진단 프로그램'의 경우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정확성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앱을 활용한 휴대폰 속 AI 코치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대학원 출신 선후배들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모아이스가 선보인 '골프픽스'가 대표적이다. 모아이스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AI와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 앱을 통해 스포츠 교습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이용근 모아이스 대표는 “AI를 활용한 스포츠 서비스의 첫 아이템으로 골프를 선정,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출시했다”면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만 있다면 손쉽게 촬영된 영상으로 10초 이내에 다양한 개선점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윙 문제점에 맞는 최적의 유튜브 레슨 콘텐츠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골프픽스 서비스는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통해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AI 골프레슨이 활성화되면 골프레슨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경험·심리적 요소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골프레슨 분야를 AI가 모두 대체하는 건 쉽지 않다. 단순한 지식전달의 효율성만으로 레슨의 질과 그에 따른 성취도까지 담보할 순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AI를 활용해 골프레슨의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편의성을 확대하는 보조수단으로 발전시킨다면 소비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