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환급제도' 예산이 700억원 수준에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연간 예산 3000억원과 비교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로 줄어들었다. 또 사업 대상을 전기요금 복지할인 가구로만 한정, 내수 진작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환급제도에 700억원을 투입한다.
환급 비용은 구매비용의 10% 수준에서 최대 30만원 환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홈페이지 등 관리 시스템은 기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만든 시스템과 따로 구축한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환급 예산은 7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면서 “구매비용 10% 내에서 최대 30만원을 환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효율 가전기기 환급사업은 에너지소비 효율이 우수한 가전제품 구매 시 일부 비용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고효율 가전제품 소비를 촉진해 내수 진작을 도모하면서 에너지소비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9년에 한전 재원으로 사업을 처음 시행했고, 그해 전 가구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1, 3차 코로나 추가 경정을 통해 정부가 재원을 확대하고 3000억원 규모로 예산을 늘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내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홈페이지 구축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환급 재원은 2839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예산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축소돼 사업이 시행될 공산이 크다. 특히 전 국민 대상의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환급제도 사업은 아직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로는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환급에 대한 추경 예산 편성 얘기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에서 추진하는 사업만 추진되면서 홈페이지 등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600억원대에서 환급 재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사업은 한전 전기요금 복지할인 가구 대상으로만 시행, 파급 효과도 제한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요금 복지할인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 독립유공자, 3자녀 이상 대가족 등 복지할인이 필요한 10개 유형 가구가 대상이다.
그러나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가구는 소비력이 적어 가격이 비싼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매하기엔 부담이 크고, 한전에서 제시한 10% 환급 수준으로는 구매 유인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예산 확대와 함께 전 국민 대상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한전 복지요금 할인가구 같은 일부 취약계층에 대한 사업 효과만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사업을 통해 내수 진작은 물론 중소 가전 부품사 매출 확대 등 효과도 있은 만큼 올해도 추경 등을 활용, 전 가구 대상으로 사업을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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