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기존 생체 신호를 읽는데 쓰였던 자기장을 쓰기나 교정에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천진우 나노의학연구단장(연세대 교수)과 이재현 연구위원(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 연구팀이 자기장을 이용해 뇌 운동신경을 무선·원격 정밀 제어하는 '나노 자기유전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자기장에 감응해 5피코뉴톤(pN:1뉴톤의 1조분의 1)의 토크 힘 을 발생하는 '나노나침반'을 개발했다. 나노나침반의 토크 힘은 뇌세포의 '피에조-1' 이온 채널(세포 내 이온농도를 조절하는 막 단백질)을 개방해, 뇌신경 신호 전달을 가능케 한다.
나노나침반을 쥐의 우뇌 운동 신경 부위에 주입한 후 자기장을 가했을 때, 칼슘 이온이 세포 내로 유입돼 원하는 부위 운동 능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의 왼발 운동신경이 활성화돼 반시계 방향으로 운동하며, 운동능력이 약 5배 향상했다. 나노나침반이 자기수용체 로 작용, 뇌세포 활성 제어가 가능함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기유전학 장치는 MRI 장비와 같은 크기(중심지름 70cm)에서도 구동 가능하며, 사람의 뇌나 전신에 25밀리 테슬라(mT) 자기장을 전달할 수 있다. 자기장은 침투력이 높기 때문에 파킨슨병, 암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진우 단장은 “나노 자기유전학은 원하는 세포를 유전공학으로 선택해 무선·원격으로 뇌 활성을 제어하는 연구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뇌의 작동 원리 규명과 질환 치료 등 뇌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9일 1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