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게임스탑(GME) 종목 거래를 29일 새벽 갑작스레 차단함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이날 게임스탑 주가가 장중 한때 67.59%까지 폭락하는 변동성을 보였지만 신한금투 홈트레이딩 서비스에서 해당 종목 매도가 막힌 탓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자사 홈트레이딩 서비스 '신한i' '신한알파' 등에서 “미국 현지 증권사에서 게임스탑 주문을 제한함에 따라 해당 종목의 주문이 불가능하다”며 “주문을 원할 경우 글로벌 데스크로 유선 연락하라”는 긴급공지를 냈다. 신한금투와 거래하는 미국 현지 브로커가 게임스탑 종목의 주문 거부를 낸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한금투 외 국내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 거래가 정상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한금투는 전화로 문의하는 이용자 한정으로 브로커를 변경 처리해 종목을 거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이용자 항의가 폭주하면서 전화연결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손실폭이 계속 늘어났다. 이날 게임스탑은 전 거래일 대비 44% 하락한 193달러에 마감했다.
게임스탑은 올해 초 기준 19달러에 불과했던 주가가 지난 27일 347달러까지 1700% 가까이 폭등해 서학개미들로부터 '제2의 테슬라'라는 별명을 얻은 종목이다. 기관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대결이 심화된 것이 원인이다.
헤지펀드사들은 게임스탑의 하락에 거액을 베팅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애완동물 쇼핑몰 츄이의 공동 창업자 라이언 코언이 이사진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을 호재로 여기고 주식을 집단 매수했다. 이들의 매수가 주가를 크게 급등시킴에 따라 헤지펀드사들은 저가에 공매했던 주식을 더 비싸게 되사서 매도하는 '숏스퀴즈' 상황에 내몰렸다. 결국 멜빈캐피털과 레프트 등 헤지펀드는 공매도 중단을 선언하며 개미들에게 백기를 들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 무료증권 거래 서비스 로빈후드는 28일(현지시간) 게임스탑, AMC, 블랙베리 등 일부 종목에 대해 매수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백악관 대변인까지 나서 “백악관의 경제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게임스탑 뿐 아니라 최근 주가가 폭등한 다른 기업들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게임스탑 주가는 폭락했고 투자자들은 로빈후드가 시장을 조작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거래를 제한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 상하원이 게임스탑과 관련 청문회 개최를 결정하는 등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지자 현재 로빈후드는 거래제한을 일부 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미국 증시 장중에 발생한 상황이다 보니 물리적 대응이 어려워 전화 상담을 통해 현지 브로커를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손실을 본 것이 명확한 투자자의 경우 절차대로 보상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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