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최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됐다. 재계는 대한상의가 향후 힘있는 경제계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오전 서울상의(회장 박용만)는 상의회관에서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를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회장에 추대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박용만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면서 “최 회장이 수락하면 나머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임명 과정을 밟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에 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있는 변곡점에 있는 가운데 본인 경험 등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데 적합한 분”이라면서 “5대 그룹의 한 곳으로서 우리나라 경제를 대표할 자격이 있고, 평소 상생이나 환경·사회적 가치 생각을 많이 하는 분이기에 현시점에 더 없이 적합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회의에는 박용만 대한·서울상의 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우태희 대한·서울상의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박 회장 임기 만료에 따른 후임 회장 선출을 논의했다.
회장단은 서울상의 회장이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경영 업적과 글로벌 역량,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 선도 등 경제·사회적 혜안을 종합 고려해서 최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 오르면 앞으로 그의 '새로운 역할론'에 이목이 쏠린다. 지금까지 4대 총수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로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고 사실상 존재감이 유명무실해지면서 대한상의가 국내 최대 경제단체로 떠올랐다.
사회적 가치와 상생을 강조해 온 최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에 오르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소상공인까지 어우르는 동반 성장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제계 현안을 정치권에 적극 전달하고 정부와 소통도 한층 강화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수원 출생으로, 신일고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선경에 입사한 뒤 1998년부터 현재까지 SK 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한상의는 서울상의를 비롯한 전국 73개 지방 상공회의소를 대표한다. 전국 회원사가 18만개에 이른다. 세계 130여국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서울상의 회장이 겸하는 대한상의 회장은 다음 달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번 연임이 가능하다.
최 회장은 “추대에 감사드린다”면서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