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관련 특별법 역시 여야 합의하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한일 해저터널 검토 의사까지 밝히며 부산시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사격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지적되는 당내 '부산 홀대론'에 대한 반전을 위한 초강수다.
김 위원장은 1일 부산시당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뉴 부산 비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바닷길, 하늘길, 땅길 모두 연결해 부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류 교통 도시로 발돋움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특별법이 여야 합의하에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대거 부산을 방문한 것도 '김종인 체제'가 들어선 후 처음이다. 최근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부산민심 동향을 엄중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키운 것과 달리 국민의힘 일부 지도부에서는 유보적 입장을 보여 지역민들 불만이 제기됐었다.
그만큼 이날 발표한 뉴 부산 비전 프로젝트에는 부산지역 지원을 위한 많은 대책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 논란을 정리한 것에 더해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 검토 계획도 추가했다.
국민의힘 부산 비전은 물류 인프라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철도, 고속도로 연결과 남북내륙철도를 가덕도까지 연장해 부산신항 김해간 고속도로, 해운대 고속도로 건설 등 지능형 스마트 물류체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일 해저터널 연결은 일본에 비해 적은 재정부담으로 54조5000억원 생산과 45만명에 달하는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유라시아, 일본을 잇는 물류직결지로서 부산의 경제·전략적 가치를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2030 세계 박람회를 반드시 유치 △세계적 수준 영상콘텐츠 제작도시 발전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 이점을 살린 미래금융도시 도약 등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부산 비전을 구체화 해 보궐선거 당 공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표로 그동안 제기됐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홀대론'을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부산시장 후보들에게 “적격자가 없다”고 발언하는 등 부울경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대표를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에 나서면서 지역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1월 4주차 주간집계(YTN 의뢰, 전국 만 18세 이상 2513명, 25~29일 조사, 표본오차 ±2.0%P 95% 신뢰수준)에 따르면, 부울경 지역 지지율은 국민의힘 35.6%, 민주당 33.7%로 오차범위 내에 있다.(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부산 재도약 위한 새 인프라 구축이 비전의 핵심으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진정성을 갖고 임할 것”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이 명실상부 국제공항으로 조성되기 위해선 스마트 신항 중심 교통망 구축이 필수로, 부산이 세계 최고 수준 글로벌 물류 교통도시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