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융자·보증 등 정부 지원 사업이 비대면으로 대거 전환하고 있다. 단순 상담을 넘어 약정 단계까지도 지점 방문 없이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은 최근 지점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실시하는 전자약정 플랫폼에 대한 실무교육을 마쳤다. 지난달 전자약정 플랫폼 도입을 마치고 전자서명으로 금융서비스를 비대면 방식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체 스크래핑으로 서류 수집을 자동화하고, 상품추천 챗봇과 RPA 등 비대면 금융 환경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 기반 평가 시스템도 가동을 개시했다. 기보가 운영하는 에어레이트(AIRATE)는 기술 가치를 등급화하는 기술평가등급모형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고성장·지속가능성장 등의 개념을 도입하고, 기술평가등급도 세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올해 정책자금 지원 과정에 전자약정 도입을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상담신청 접수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중진공은 올해 중으로 AI 기반 평가모형 'K-밸류'를 도입한다. 정책자금 지원 대상 기업평가와 선정·연장 등에 시스템이 적용된다. 평균임금·특허정보·에너지 사용량 등 핵심지표에 대한 최신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역시 올해 비대면 전자약정 시스템을 도입한다. 재난지원금 지원 등 소상공인의 대기 수요가 다수 발생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지역신용보증재단 등과 연계한 비대면 보증·직접대출 체계를 하루 빨리 구축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비대면 업무 체계는 정책융자와 보증 업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구개발(R&D) 등 상세한 평가 체계가 필요한 여타 지원 분야와는 달리 비교적 정량화된 지표를 바탕으로 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 업무 체계가 자리잡으면서 일선 중소기업에서도 영상회의, 업무협업 솔루션 등 다양한 비대면 플랫폼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 영상회의가 가능한 온라인 영상회의공간을 구축하려는 공공기관의 문의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기업설명회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있어 비대면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는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면서 “대외 업무 환경이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내부 업무 역시 관련 플랫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