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난 2018년 12월 모바일 라우터를 사용하며 기업고객 대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의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후 2019년 4월에는 세계 최초로 일반고객 대상 5G도 상용화했다.
상용화 1년 반이 지난 2020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5G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5G는 우리 생활에 매우 가까워졌다. 5G 상용화가 실제 생활을 크게 바꾸고, 4G에 비해 월등한 서비스 품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5G 서비스 수준은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
5G 최고 전송속도는 20Gbps로, 4G 최고 전송속도인 1Gbps에 비해 20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Gbps는 5G 첫 상용화 때부터 일반인 대상으로 홍보해 왔다. 일반 사용자는 5G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5G 서비스에 가입할 때 기존 4G보다 전송속도가 20배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5G 서비스를 사용한 가입자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4G에 비해 약간 빨라졌다고 체감했다. 어떤 경우에는 서비스 품질이 비슷하거나 더 나쁘게 느끼기도 했다.
5G 최고 전송속도인 20Gbps는 5G의 초기 상용화 수준에서는 절대로 사용자가 경험하지 못하는 수치다. 심지어 5G가 안정화되는 2020년대 중반 정도에도 경험하기 어렵다. 20Gbps를 실제 상용망에서 경험하기 위해서는 최고 전송속도를 얻기 위해 필요한 5G 표준규격에 정의된 다양한 조건이 모두 상용망에 적용돼야 한다. 현재 상용화된 5G 망은 5G 표준규격의 기본 가운데 일부분만 적용된 것이고, 최고 전송속도를 얻기 위한 모든 조건이 상용망에 적용되려면 앞으로도 최소 1.5년이 걸릴 것이다.
전송속도와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전송을 위해 사용되는 주파수 자원의 양이다. 이 값을 채널대역폭이라고 한다. 5G의 경우 최대 400㎒ 채널대역폭을 사용하도록 정의돼 있다. 이 400㎒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5G 망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값이다.
5G 표준규격에는 FR1과 FR2 두 가지 주파수대역(FR)을 정의하고 있다. FR1은 410㎒~7.125㎓, FR2는 24.25~52.6㎓이다. FR1과 FR2의 최대 채널대역폭은 각각 100㎒, 400㎒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5G 망은 FR1에 속하는 3.5㎓ 대역을 사용하며, 최대 채널대역폭은 100㎒이다. 이에 따라 20Gbps가 현재 5G 상용망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5G 망에서는 저주파수 대역인 FR1과 고주파수 대역인 FR2를 사용하는데 주파수 대역에 따라 상용망의 커버리지와 데이터 전송속도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채널대역폭을 키우기가 쉬워 전송속도는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주파수가 낮아질수록 채널대역폭을 키우기 어려워 전송속도는 낮게 된다. 그러나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전파 특성 때문에 셀 커버리지가 나빠지게 된다.
이것은 전파의 경로 손실이 주파수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 감쇄가 급격히 커진다. 전파의 직진성이 강해져서 전파가 장애물의 모서리에 부딪친 다음 경로가 퍼지는 회절 각도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전파 회절 각도가 커야 송신기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도 전파가 골고루 전달된다.
5G 망에서 전송속도를 높게 하기 위해서는 고주파수 대역인 FR2를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커버리지 측면에서는 망 성능이 나쁘게 되기 때문에 동일한 지역을 서비스하기 위한 셀의 개수를 많이 늘리거나 빔포밍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빔포밍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건물, 빌딩, 구조물 등이 많은 경우에는 안정된 커버리지를 얻기 어렵다. 고주파수 대역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 및 비용과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5G 망을 효율 높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저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전국망 커버리지를 안정 구축해야 하고, 서비스에 따라 필요한 지역에 고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최수한 단국대 모바일시스템공학과 교수 suhanc@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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