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산업은 과거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장은 도시가스 업계 화두로 디지털 전환이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여러 도시가스 회사들은 디지털이라는 뉴 패러다임에 선제적 대응을 올 한해 경영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검침·점검시스템 스마트화를 주도하는 가스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사업 조기정착 등을 통한 도시가스 고객서비스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라며 “먼저 3만세대 보급을 올해 봄까지 진행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가스AMI를 확대 보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침원을 대면하지 않고 원격검침이 가능하도록 가스AMI 보급을 늘리고, 코로나19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언택트 문화에도 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송 회장은 “스마트배관망 시스템, 방식전위 원격측정시스템, 드론을 이용한 점검시스템 등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안전관리품질 극대화도 추진 중”이라며 “도시가스 업계도 기존 전통적 운영방식에서 단계별로 디지털 방식으로 확장해 나감으로써 업무 효율은 물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배관망 시스템은 각종 점검센서와 통신모듈을 통해 상황실에서 밸브실 침수, 가스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방식전위 원격측정시스템은 차량 및 모바일로 전위값을 자동 측정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40여년 도시가스사업력에 따른 노후화된 설비와 4만7000㎞에 달하는 가스배관을 기존의 규제정책과 인력 중심 안전관리로는 모든 사고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적기에 조치하기에 한계가 있다”라며 “안전관리시스템을 미래지향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IoT 기술 접목을 통한 고도화에 진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가스AMI 시스템이 전국에 구축되면 여기서 확보되는 빅데이터를 통해 도시가스 업계에 필요한 신사업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체된 도시가스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디지털 전환이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가스 사업이 지역독점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양질의 서비스와 과학적인 안전관리가 최우선 돼야 하고, 고객 눈높이에 맞도록 도시가스 업계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가스협회장으로 10개월간 달려온 소회와 앞으로 협회와 업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송 회장을 만나 들어봤다.
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부장
-도시가스협회장으로 취임한지 10개월여 지났다. 소감은.
▲2020년은 글로벌 팬데믹과 경제위기로 우리 모두가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도시가스 산업도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전 회원사가 감염병 예방과 국민연료의 안정적 공급에 진력한 결과, 40년 사업력 만에 소비자 2000만 시대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여준 한 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은 도시가스 업계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예방보전 활동과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시사점을 남겨 주기도 했다. 사용시설 안전점검이라는 대민 접촉 서비스의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 모색, 감염병 등 향후 유사한 비상상황 발생시 공급 안전성 확보는 물론 종업원과 고객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매뉴얼 구축이 요구된다. 코로나19 상황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2021년은 침체에서 벗어나 경기회복 반등이 기대되는 만큼, 전 회원사의 슬기와 지혜를 모아 난국을 타개하고 도시가스 사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정체기에 접어든 도시가스 산업이 지속성장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가.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분산전원 발전 비중 목표를 2030년 18%에서 2040년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 시대에 가교역할을 담당할 천연가스의 역할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분산전원 역할이 기대되는 연료전지, 가스냉방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와 협력해 신사업 모델을 적극 발굴하겠다. 산업구조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함은 물론 고객만족과 사회공헌의 확대, 마케팅 역량의 강화, 규제혁파와 미래 지향적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도시가스 업계에 지속 가능한 성장과 편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공급 방안, 수소사업 참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성장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수소경제 도래에 따른 도시가스 업계의 역할은 무엇인가.
▲수소차와 연료전지는 수소산업의 양대 축으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의 핵심이다. 최근에 발표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와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수소경제 선도적 개척자로서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정부 의지를 표명했다.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수소 생산 및 공급 인프라의 선제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생산부문에서는 그린수소에 대한 목표(2050년 80% 이상)를 제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한계와 기술적, 경제성 문제로 천연가스 기반의 개질 수소가 현실적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도시가스 업계에서는 정부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천연가스 기반 개질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며, 연료전지 분야는 발전공기업과 협업을 통해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도시가스협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도시가스협회는 도시가스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과 방향 정립을 위해 회원사와 소통을 확대하고 혁신을 통해 산업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는 산업의 경영환경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로 안정적 공급 기반을 갖추고, 외부적으로는 산업환경 변화에 대한 선도적 대응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한 고객만족경영과 에너지복지 확대 등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천연가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분별한 직수입 확대 문제점을 정부에 건의해 공정한 시장경쟁이 가능토록 노력할 것이며, 도시가스 산업을 둘러싼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도 진력할 방침이다. 협회에서는 유관기관, 학계, 업계 등 전문가 협의체인 '미래혁신위원회'를 신설해 도시가스사업의 지속 가능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며, 위원회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도시가스사업 다각화 방안을 검토·추진할 계획이다.
-협회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은 무엇입니까.
▲도시가스협회는 도시가스 사회공헌기금으로 2015년부터 민들레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행과 외부활동에 제약을 받는 사회복지시설에 무상으로 차량(승합, 전세버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8187기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지난 6년간 약 10만명이 민들레카를 이용했다. 민들레카 사업은 출범부터 전국 단위의 사업으로 시작했다. 수도권(서울, 경기)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라권, 강원권, 영남권 및 제주까지 모두 7개 주요지역에 거점을 두고 전국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 고객의 교통편의를 위해 대상 선정시 거점에서 멀리 떨어진 신청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차량 인도거리가 멀어 불편을 겪는 원거리 지방 사회복지시설에는 거리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비도 지급한다. 민들레카를 탁송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해 보다 넓은 권역에서 좋은 서비스를 지원, 국민편익을 지속 확대하겠다.
-도시가스협회장으로서 업계 발전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도시가스 사업은 지구 온난화와 국내외 경기 침체, LNG 직수입 제도 개선, 셰일가스 등장 등 성장 한계를 위협하는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실행력 강화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를 통한 소통 강화 △전문인력과 위원회 운영을 통한 전문성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
도시가스 사업 성장 한계를 위협하는 변수에 대한 선도적 대응으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는 물론 고객만족과 사회공헌활동 확대, 마케팅 강화, 규제혁파 및 지능화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등에 사업을 집중해 회원사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는 협회가 중심이 돼 적극적이고 주기적인 소통을 위한 유기적 체계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협회는 모든 회원사가 함께 설립한 단체임을 유념해 어느 회원사도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단결과 화합을 위해, 권역별 사장단 회의와 회원사 전담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협회와 회원사 간 응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지속 성장을 위한 상생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에너지 시장에서 중장기적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더욱 진화된 조직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회원사 권익 보호와 건전한 시장 발전을 위해 정부, 국회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관계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및 분야별 위원회 운영을 통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겠다.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장은 1967년 서울 출생으로 서강대 경영학 학사와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를 수료했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회사인 부즈알렌해밀턴과 모니터그룹 프로젝트매니저를 거쳐 2003년 경동도시가스 기획이사로 부임한 후 2005년부터 경동도시가스 대표를 맡고 있다. 또 2014년부터는 경동홀딩스 회장직도 겸직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겸임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사, 울산 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가스연맹(IGU) 부회장을 역임했다. 2020년 제15대 한국도시가스협회장에 취임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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