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LED TV는 LCD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서도 고화질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시장 잠재력이 높다. 아직 출시 전이라 정확한 가격 정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프리미엄 제품과 비교해 가격 접근성만 높다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도 미니 LED TV 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스톤파트너스는 올해 미니 LED TV 시장 규모를 170만대로 추산했다.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2022년 301만대, 2023년 247만대, 2024년에는 700만대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역시 올해 미니 LED TV 판매량은 250만대를 형성해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35.8%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성장을 거듭해 2025년에는 OLED TV를 넘어서 57.2%까지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대부분이 올해 미니 LED TV 개화를 예상한 것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공룡이 첫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본격적으로 형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확실한 시장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잠재력만 높은 시장이었지만, 확실한 플레이어와 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성장은 급속도로 빨라진다.
중국 가전 업체 TCL은 2019년 미니 LED TV를 처음 선보이며 '최초' 타이틀을 획득했다. TCL은 자사 LCD TV 라인업 중 미니 LED TV를 최상위 제품으로 설정했지만, 삼성과 LG가 예고한 제품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TCL 미니 LED TV 가격은 699달러(약 77만1740원)~2999달러(약 330만7897원) 사이다. 출시된 지 2년이라는 시점을 감안해도 현재 추측되는 삼성전자 '네오 QLED TV'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TCL은 올해 CES에서 2세대 미니 LED TV 'OD 제로'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151마이크로미터(㎛) 크기 미니 LED 백라이트 유닛을 수만 개 가량 탑재했다. 85인치 크기 8K 해상도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TV 시장 3위인 소니는 사실상 OLED TV에 주력한다. 올해 CES에서 LCD TV 백라이트 유닛을 LCD 화면 뒤쪽에 촘촘하게 배치한 제품을 공개했지만, 미니 LED가 아닌 일반 LED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미니 LED TV 시장은 우리나라와 중국간 경쟁 구도가 유력하다. 삼성과 LG가 프리미엄 영역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TCL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영역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CL은 초기 시장 진입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조 역량을 확보한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면서 “하지만 TCL은 사실상 프리미엄 라인업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 시장 주도는 삼성과 LG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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