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호가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최근 기업간거래(B2B) 핀테크 기업 웹케시에 이어 뱅크샐러드까지 지분 인수를 추진하면서 KT의 공격적인 인수·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자산관리서비스 대표 주자 뱅크샐러드와 함께 협력 진용을 갖춰 데이터 기반 금융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금융 사업 강화를 위해 뱅크샐러드에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현재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 협력 목적으로 KT가 뱅크샐러드에 투자하기 위해 양사가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뱅크샐러드의 투자 유치 규모는 이보다 앞선 시리즈C인 450억원보다 갑절 이상이다.
펀딩 규모가 커진 만큼 대형 투자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뱅크샐러드는 이번 추가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 라이선스를 따낸 바 있다.
뱅크샐러드의 기업 가치는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뱅크샐러드는 국내 최초로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 자산관리를 선보였다. 은행, 카드, 보험 등 개인 금융자산을 한데 모아주는 가계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고객 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국내 온라인 개인자산관리(PFM)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 개화할 마이데이터 산업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제2의 토스'로 불리며 차기 유니콘 후보로 꼽힌다.
몸집도 급속하게 불리고 있다. 지난 2019년 100여명이던 직원은 현재 300명을 넘어섰다.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는 840만, 연동 관리 금액은 405조원을 돌파했다.
양사는 2015년부터 KT의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클립'을 공동 개발하는 등 업무 협력을 이어 왔다.
실제 뱅크샐러드는 창업 초기부터 수천 종의 카드와 혜택을 정리해 금액 단위로 계산, 비교할 수 있는 추천 서비스 기술을 선제 구축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KT와 데이터 제공 및 분석을 협업하는 경험을 쌓았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탈통신 선언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기존 통신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며 구조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최근 웹케시에 이어 뱅크샐러드 지분 인수까지 광폭의 행보를 보이며 데이터 파이낸스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T가 보유한 통신 데이터에 이어 계열사뿐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을 투자한 뱅크샐러드와 KT 금융계열사인 비씨카드, 케이뱅크 간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KT가 잇달은 핀테크 기업 지분 인수 검토를 놓고 통신 업계와 핀테크 업계가 합종연횡, 핀테크 산업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신데이터와 금융데이터가 만나면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서 “뱅크샐러드가 향후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본격화로 사업을 확대할 경우 KT의 통신데이터와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해 여러 곳과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협의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KT 투자 여부와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