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유료방송 전문가, 사업자와 허심탄회한 토론·논의를 통해 연내 합리적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제도를 마련하겠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에 반복되는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다는 정부 관계자의 의지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정한 방송환경 조성이라는 취지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감하며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방송채널 대가산정협의회'가 구성됐다.
현행법상 프로그램 사용료는 사업자 간 자율 합의에 따라 책정한다. 그러나 산정 기준에 대한 의견차·입장차로 합의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갈등은 필연이나 다름없다. 지속되는 계약 지연으로 '선공급 후계약'은 미디어 시장에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PP는 매년 불확실성에 시달린다. 플랫폼은 변칙 계약에 일정한 비용 집행이 어렵고, PP는 정확한 매출·이익을 가늠할 수 없어 콘텐츠 투자 등 예산 책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양측 갈등이 시청권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비화된 전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어차피 체결해야 할 계약이 정확한 원칙과 기준 부재로 해마다 표류하는 상황이다. 연말연시에 정부와 국회가 '선계약 후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협의회 역할은 막중하다.
그러나 킥오프회의 이후 일부 사업자는 양측 입장차만 재확인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첫 회의에서는 상반된 입장만 확인했다. 과기정통부가 지상파 방송사, 종합편성채널, 홈쇼핑PP 등의 참여 필요성을 제안하며 본격 논의 이전에 협의해야 할 사항도 생겼다.
협의회가 논의 방식·구성 등에 대한 이견으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제도 개선 방안 도출을 우선하길 바란다.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한 뒤 미참여 사업자 의견을 수렴하거나 개선 방안을 토대로 지상파 방송사, 종편, 홈쇼핑PP와 각개 논의하는 방법이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유료방송 발전을 위한 모두의 '통 큰'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