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의 벤처확인제도 시행을 앞두고 벤처업계가 새 진용을 갖췄다.
벤처기업협회는 강삼권 포인트모바일 대표를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전 협회장인 정준 쏠리드 대표는 민간 벤처확인위원장에 선임돼 유망 벤처기업 발굴 업무를 총괄한다. 민간 벤처확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벤처캐피탈협회 역시 차기 수장을 낙점했다.
10년여 만에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벤처확인제도가 새로운 인물과 함께 벤처기업의 새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민간 주도 벤처확인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벤처 확인 전문 기관으로 지정된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벤처확인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다음 달 첫 회의를 연다. 정준 쏠리드 대표가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업계와 학계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최종 확인을 수행한다.
정준 위원장은 “벤처기업확인제도는 오랜 기간 벤처생태계 조성과 벤처기업의 양적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벤처확인제도가 많은 창업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이 더욱 크게 성장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벤처확인제도는 지난 1998년 5월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총 4만개에 육박하는 벤처기업을 배출했다. 벤처기업은 2001년 1만개를 처음 돌파한 이후 2010년에 2만개, 2015년에 3만개를 넘겼다. 4일 현재 기준으로 벤처기업 수는 3만9734개에 이른다.
오는 12일 이후로는 과거 벤처확인의 대다수를 차지한 보증·대출 방식의 벤처확인이 사라진다. 4만개에 육박하는 벤처기업 가운데 3만5000개 이상이 개편된 기준에 따르면 벤처기업 자격을 잃을 수 있다. 그 대신 9개 전문평가기관이 평가하는 혁신성장 유형이 새로 도입돼 기업의 기술성과 사업성을 두루 살펴서 벤처기업을 최종 확인하게 된다.
벤처업계 안팎에서는 벤처생태계에 대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새롭게 구성된 관련 업계 대표 협회·단체의 역할에 거는 기대도 크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약 85%를 차지하던 보증·대출 유형이 없어지면서 벤처기업으로 인정받는 수가 줄 것”이라면서도 “다만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기업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의 올해 핵심 과제도 민간 주도 벤처확인제도의 안착이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후보자는 “민간 주도 벤처확인제도를 확실히 정착시켜서 벤처기업협회 위상을 5대 경제단체로 높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