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니', '스카이:빛의 아이들'로 유명한 개발사 댓게임컴퍼니의 제노바 첸 대표가 '갓'을 중국 전통문화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겨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복을 중국 전통 의상이라고 우기며 서비스 종료까지 불사한 중국게임 '샤이닝 니키'에 이어 문화 왜곡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빛의 아이들이 8번째 시즌 업데이트를 하면서 글로벌 서버에 수집 아이템 갓을 추가했다. 머리를 덮는 부분인 '모자'와 얼굴을 가리는 차양부분인 '양태' 구분이 확실한 한국식 갓이다. 갓끈까지 존재해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갓이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통해 서양인에게 널리 알려진 영향이다. 갓은 '킹덤 햇(kingdom hat)'이란 단어로 한국 문화가 관심받는데 일조했다. 흑립, 초립, 패랭이 같은 평량자형 갓이 아마존, 이베이 등지에서 판매됐다.
중국 서버에는 한국식 갓대신 중국식 방갓형 갓이 추가됐다. 이를 놓고 중국 이용자들이 반발했다. 갓을 한국 전통 모자로 보기 때문에 글로벌 서버와 중국서버에 다른 아이템을 추가했다는 주장이다. 한국 갓도 중국 전통이기에 서버별 차이를 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갓이 중국 의상이므로 '갓은 중국의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했다.
결국 제노바 첸 대표는 웨이보로 중국 이용자에게 사과문을 올렸다. 제노바 첸 대표는 “내가 중국 사람이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명나라 모자가 이번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다'라고 밝혔다.
댓게임컴퍼니는 게임 내 아이템 설명에 '명 왕조 모자(Hat of Ming Dynasty in China)'라는 설명을 추가했다.
스카이 빛의 아이들이 '2019년 '올해의 아이폰게임'상과 2020년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혁신적인 게임'상을 수상한 인기 게임이라 국내 게이머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중국에 흔한 게임사도 아니고 저니로 인디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상기록을 세운 댓게임즈컴퍼니라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갈 파급력 역시 우려스럽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한복은 한국의상”이라고 말하는 국내 이용자에게 “중국에 대한 모욕이 한계를 넘어섰다”며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사이닝 니키 사태와 유사하다. 중국 내 만연하는 문화왜곡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당시 샤이닝니키 서비스를 하는 페이퍼게임즈코리아는 사과는 커녕 국내 이용자에게 비난만 퍼붓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환불과 보상절차도 생략한 채 다운로드 차단과 게임 서비스 종료일만 공지했다.
이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유감을 표명하며 한복이 한국 전통의상을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경덕 교수는 “몇 년 전 중국에서 아리랑을 국가 문화유산으로 등재했고, 최근에는 한국 최초 창작 동요인 '반달'을 중국 조선족 민요로 소개하는 등 문화 동북공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중국이 우리 문화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