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리딩금융' 3년만에 탈환...사모펀드 사태가 순위 갈랐다

KB금융그룹 (사진=KB금융)
KB금융그룹 (사진=KB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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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3년 만에 '리딩금융' 왕좌를 탈환했다. 2018년과 2019년 1위였던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라임펀드 환매중단 영향으로 발생한 손실이 4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KB금융그룹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는 2020년도 실적 집계 결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3조4146억원을 달성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앞서 2020년 순이익 3조4552억원 달성을 발표한 KB금융지주보다 406억원 적은 수치다.

KB금융지주는 2017년 1위를 차지한 후 2018년과 2019년 신한금융지주에 선두를 내줬으나 2020년 다시 1위를 탈환하며 올해 리딩뱅크 입지 굳히기에 속도를 낸다.

양 금융지주사 실적은 4분기에서 갈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신한금융그룹은 당기순익 2조9502억원, KB금융그룹 2조8779억원으로 신한금융이 723억원 앞서있었다. 4분기에 KB금융이 신한금융 실적을 추월해 연간 실적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두 회사 모두 4분기 순익은 코로나19 충당금 추가적립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4분기 KB금융은 순이익 5767억원(-51.7%), 신한금융은 4644억원(-59.4%)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충당금은 KB금융이 지난해 연간 3770억원, 신한금융이 3944억원을 적립했다.

4분기 실적을 가른 것은 라임펀드 관련 손실이었다.

신한금융은 라임펀드 관련 손실과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해 4분기 실적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외부 실사평가를 반영한 라임펀드 손실 규모가 은행 692억원, 신한금투 1287억원으로 4분기에만 2675억원 손실이 반영됐다.

신한금융투자는 “향후 투자상품 손실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4725억원 규모 손실을 선제 반영했고 2019년을 포함한 누적 손실은 5200억원 수준”이라며 “지난 4분기에 고객 손실에 적극 대응함에 따라 향후 발생할 손실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투자자산 평가에서 696억원 손실도 발생했다. 향후 상황이 개선되면 환입 가능하지만 당장 4분기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양사 모두 은행 원화대출 증가와 증권 수수료수익이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은 은행 원화대출이 295조원으로 전년대비 9.9%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248조원으로 10.6% 증가했다.

주식 거래대금이 폭증하면서 이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이 급성장한 것도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KB금융은 순수수료 이익이 25.6% 증가한 2조9589억원을 기록했다. 수탁수수료 중심의 증권업 수입수수료가 2019년 4460억원에서 지난해 7933억원으로 77.9%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신용카드, 펀드 등에서 발생한 전체 수수료 수익이 전년대비 11.3% 증가한 2조383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증권수탁수수료는 2019년 1920억원에서 지난해 4320억원으로 무려 125.0% 폭증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내달 초 개최하는 이사회에서 배당성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KB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20% 배당성향 권고를 반영해 2020년 배당성향 20%를 결정했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사회가 자본역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배당성향 20% 이상으로 결의할 수 있다”며 “다만 감독당국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이 정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에 도전하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순이익 추이 (자료: 각사 종합)

KB '리딩금융' 3년만에 탈환...사모펀드 사태가 순위 갈랐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