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재고 의류 인테리어 마감재로 재탄생...“패션업계 첫 시도”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타임 청담 에비뉴점에서 직원들이 재고 의류로 만든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를 소개하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타임 청담 에비뉴점에서 직원들이 재고 의류로 만든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를 소개하고 있다.

한섬은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재고 의류 폐기를 친환경 방식으로 바꾸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업사이클링은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인 기술이나 디자인, 아이디어 등 가치를 부가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탄소 제로(0) 프로젝트'는 폐기될 재고 의류를 폐의류 재활용업체(세진플러스)가 고온과 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섬유 패널)로 만드는 게 특징이다. 한섬은 그동안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매년 신제품 출시 후 3년이 지난 재고 의류 8만여 벌(약 60톤)을 소각해 폐기해 왔다.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재탄생되는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는 의류에 사용되는 섬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데다 유해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도 거의 방산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열전도율(0.044W/m.K)이 낮아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흡음(흡음률 75~83%) 효과도 높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12톤의 재고 의류를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시범적으로 폐기한데 이어 올해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 가량을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4년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한섬의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시범 운영을 통해 생산된 친환경 마감재 일부를 재매입해 브랜드 매장 내부 마감재로 쓸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오는 26일 오픈하는 '더현대 서울'에 입점하는 시스템·SJSJ·더캐시미어 매장 내 피팅룸에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피팅룸 마감재 외에 각 브랜드 매장의 바닥재와 벽채, 진열대 등에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