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업계 “1톤 LPG트럭 신규 구매시 보조금 지원해야”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진 회사를 조기퇴직하고 1톤 트럭을 구매해 택배업(식자재 배달)을 검토중인 박창겸씨(가명·46세). 그는 1톤 액화석유가스(LPG)트럭이 친환경적이고 정부가 보조금도 준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지자체로부터 '지급불가'라는 답을 받았다. 노후 경유차를 폐차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 때문이다. 박 씨는 전기트럭도 알아봤으나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결국 연비라도 유리한 경유트럭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1톤 LPG트럭. [자료:대한LPG협회]
1톤 LPG트럭. [자료:대한LPG협회]

정부가 도심 미세먼지 저감 정책 일환으로 지급하는 1톤 LPG트럭 구매보조금을 경유차 폐차 여부에 관계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유트럭을 교체하는 수요뿐 아니라 박 씨의 사례처럼 트럭을 새로 구매하려는 수요도 경유트럭이 아닌 LPG트럭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15일 LPG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1톤 LPG트럭은 지난해 1만 대를 대상으로 2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나, 올해는 두 배 늘어 2만대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기존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1톤 LPG트럭으로 바꾸면 200만원과 지방비 200만원을 포함해 총 400만원을 지원한다. 약 1500만원 정도인 1톤 LPG트럭은 구매보조금 400만원과 경유차 폐차보조금 600만원을 받으면 3분의 1 가격인 5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기존에 경유트럭을 보유한 사업자는 저렴하게 LPG트럭으로 교체할 수 있으나 문제는 새로 트럭을 구매해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업자다. 이들이 1톤 트럭을 구매하려면 차량 구매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생계를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상황이니 비슷한 가격이라면 LPG트럭보다 연비가 높은 경유트럭을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미래 노후 경유트럭이 늘어나는 셈이다.

따라서 LPG업계는 경유트럭 조기폐차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시작부터 경유트럭 구매 수요를 줄일 수 있도록 1톤 LPG트럭 구매보조금 지급시 경유차 폐차 조건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힌다. 도심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비슷한 선례도 있다. '어린이통학차량 LPG차 전환 지원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유차 폐차 조건을 일시적으로 폐지하고 어린이집 등에서 새로 차량을 구매할 때도 LPG차를 구매하면 보조금 700만원을 지원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신규 경유트럭 구매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자는 의도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만, LPG트럭 보조금은 '경유차 저감 사업' 항목에 포함됐기 때문에 개선이 어렵다”라며 “다만 하반기 넘어서도 관련 예산 소진이 더디면 통학차량 사례처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