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개도국에 5억달러 EDCF 'K-방역' 심었다

필리핀·에티오피아 등 9개국 유상차관
방역정책 설계·의료기자재 공급 늘려
수출 턴어라운드 주도…협력관계 증진
국내 중견·中企 현지시장 진출 통로 기대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오른쪽)이 지난해 6월 코로나19 긴급 대응을 위해 에티오피아에 총 7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제공하는 차관공여계약서에 서명한 뒤 시구테 시퍼라우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에게 계약서를 전하고 있다.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오른쪽)이 지난해 6월 코로나19 긴급 대응을 위해 에티오피아에 총 7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제공하는 차관공여계약서에 서명한 뒤 시구테 시퍼라우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에게 계약서를 전하고 있다.

대외정책금융을 책임지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5억달러에 육박하는 코로나19 긴급차관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했다.

기획재정부와 함께 방역정책 설계, 진단키트 등 'K-방역'을 전수, 개도국 '수출 턴어라운드'를 주도할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필리핀 1억달러, 에티오피아 7000만달러, 파라과이 5000만달러, 방글라데시 5000만달러, 캄보디아 5000만달러 등 4억8000만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정부가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한 '개도국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분야 대외경제협력기금 긴급지원계획'의 후속 조처다. 수은은 9개국과 차관공여계약을 맺었다.

EDCF는 기재부와 수은이 개도국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상원조 사업이다. 차관을 받은 유상원조 수여국은 우리나라 기업 대상으로 인프라 사업을 발주해야 한다.

지난해 9개국에 제공한 차관 사업의 주요 내용은 정책설계, 방역물품 조달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 활용된 코로나19 긴급예방 대응계획 수립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대한 전반에 걸친 관리체계 전략 마련 등 정책설계 지원 분야가 중점이다.

이와 함께 의료 인력 대상 특별보험 혜택 부여, 의료기자재 배포 등도 진행했다. 일부 국가에는 진단키트·음압격리기구 등 코로나19 대응 의료기자재 공급을 늘리고, 관련 수입관세도 면제해 줬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의 개도국 대상 EDCF 차관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사실상 EDCF 사업은 현지에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현지 실사를 비롯한 국가 상호 간 대면 협력이 성사되지 않으면 사업 진행이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은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긴급 차관을 제공, 개도국 방역 지원과 K-의료 대외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개도국의 방역 인프라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한 예로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확진자 약 14만5700명, 사망자 156명을 보이는 등 감염병이 확산되며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한국이 개도국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인프라 구축을 선제 지원, 전 세계에 K-방역 위상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5일 “보건·의료 인프라 수준이 미흡한 해외 지역에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관련 정책을 전파하고, 보건 인력·기술의 해외 진출 및 글로벌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교두보가 확보됐다. 대외 협력의 행보는 인공호흡기, 진단장비 등 방역·의료 기자재를 생산하는 한국 중소·중견기업이 개도국 시장에 진출할 통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에도 수은은 우즈베키스탄 재무부와 타슈켄트 종합병원 건립사업에 1억2000만달러, 화학연구개발(R&D)센터 건립사업에 4000만달러 등 총 1억6000만달러의 EDCF를 지원하는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했다.

수은 관계자는 “코로나19 긴급 대응을 위한 보건사업을 실시, 국가 간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한편 국내 기업이 개도국에 진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코로나19 대응 EDCF 승인완료 사업(9개국 4.8억달러)(지료:수출입은행)

(단위:백만달러)

수출입銀, 개도국에 5억달러 EDCF 'K-방역' 심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