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차량이 현대차 2019년형 전기버스 '일렉시티'로 확인됐다. 현대차 전기버스 중에 차량 충전구에서 부분적 화재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기차가 주행 중에 발생한 국내 최초 화재 사례다.
이번 화재의 발화점은 배터리가 위치한 차량 천장으로 현대차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에 들어가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해 업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전기버스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64㎾h급) 4개를 장착한 2019년형 '일렉시티'다. 배터리 공급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승용 전기차 배터리를 그대로 적용했다.
이 차량은 창원시의 버스업체가 운영하는 노선버스로 이날 정비공장에서 인휠모터 정비를 마친 뒤, 차고지로 이동하던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버스가 전소됐으나 당시 차량에는 승객은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내 전기차 화재로는 처음으로 주행 중에 발생한 사고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당일 해당 차량은 내리막 길을 달리던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
국내 발생 화재 사고의 대부분은 정차 중에 충전이 완료된 상황에서 발생했지만, 이번 사고는 내리막 길 주행 중에 발생, 회생제동으로 인한 배터리 진행성 불량이 의심된다.
전기차는 내리막 길에서 배터리가 자동 충전되는 회생제동이 작동하는데 해당 차량이 충전이 완료된 상태라면 회생제동으로 인해 대전류 유입, 과충전에 따른 열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코나 화재에서 발생한 상황과 비슷한 원리다. 코나는 주행 중은 아니지만, 충전이 완료된 상황에서 배터리 충전 상태(SOC)를 견디지 못하고 화재로 이어졌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해당 차량이 내리막길을 달렸다면 회생제동이 작동했고, 이미 충전이 완료된 상태였다면 과충전, (충전)완료가 아니라면 대전류 유입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과충전과 대전류 유입만으로도 배터리팩에 전기적 충격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이번 사고로 최근 잇따른 배터리 화재에 따른 원인 규명과 소비자 보상 처리 등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버스업체는 현재 현대차 18대와 중국 하이거 10대 등 전기버스 28대를 포함해 총 83대의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